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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고리2호기 사고관리계획서 졸속 승인한 원자력안전위원회 규탄한다! – 국민 안전 외면한 원안위 존재 이유 없다. 2025.10.25

고리2호기 사고관리계획서 졸속 승인한 원자력안전위원회 규탄한다!

– 국민 안전 외면한 원안위 존재 이유 없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10월 23일, 재적위원 7명 중 6명의 찬성으로 고리2호기 사고관리계획서를 승인했다. 그러나 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규제기관으로서의 책무를 스스로 저버린 결정이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중대사고 대비를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사고관리계획서 제도의 취지를 무시하고, 원안위가 ‘규제기관’이 아닌 ‘허가기관’으로 전락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번 회의에서는 중대사고 대응의 핵심인 대기확산인자와 항공기 충돌 대응 기준이 여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최원호 위원장은 “심의를 마치면 다음 회의에 관련 고시안을 상정하겠다”며 논의를 강행했고, 결국 불완전한 기준을 그대로 둔 채 승인 결정을 내렸다. 이는 안전 확보보다는 형식적 절차에 급급한 졸속 결정이며, 사고관리계획서 제도의 본래 취지를 정면으로 훼손한 것이다.

 

한 위원은 중대사고 시나리오 검토가 불충분하다고 지적하며 민간 전문가의 독립적 검증 절차를 제안했으나, 최 위원장은 “법령상 추가 논의가 필요하지 않다”며 이를 일축했다. 이는 ‘법에 없는 규제는 하지 않는다’는 형식논리에 매달려 실질적 안전성 검토를 회피한 것으로, 원안위가 국민의 안전보다 사업자의 편의를 우선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결과 원안위는 안전을 규제하기보다 사업자를 보호하는 심사 통과 기관으로 전락함을 자인한 것이다. 

 

심의 과정에서 기술적·절차적 문제도 다수 드러났다. 수소 폭발 분석에는 최신 안전모델이 아닌 낙후된 방식이 사용되었고, 임기가 만료된 공학전문가 2명이 공석인 상태에서 심의가 진행되었다. 특히 올해 초 한국형원전(APR1400) 사고관리계획서 심의에서 이미 문제로 지적된 대기확산 평가와 항공기 충돌 대응 기준이 여전히 보완되지 않았음에도, 원안위는 “추후 고시 개정으로 보완하겠다”는 말만 남기고 동일한 문제를 반복했다. 이는 사실상 ‘조건부 승인’이라는 이름으로 안전 검증을 생략한 행정 편의주의의 전형이다. 더구나 다음 회의에서는 임기 만료 위원이 추가되어, 재적 6명만으로 고리2호기 수명연장안을 심의하게 될 예정이다.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중대한 논의가 졸속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더 심각한 문제는 사고관리계획서 승인과 동시에 고리2호기 수명연장 안건이 함께 상정되었다는 점이다. 한 위원이 “사고관리계획서가 먼저 승인되어야 계속운전 허가를 심의할 수 있다”고 절차적 문제를 제기했지만, 최 위원장은 “법에 없는 규제를 임의로 할 수 없다”며 논의를 밀어붙였다. 결국 이번 결정은 고리2호기 수명연장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었다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고리2호기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원전 중 하나로, 반경 30km 안에 부산과 울산 시민 수백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단 한 번의 실수도 치명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고위험 시설임에도, 원안위는 핵심 안전성 평가 항목조차 완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졸속 심의를 강행했다. 이는 “국민 안전 최우선”을 설립 목적으로 내세운 원안위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한 행위이자, 국민의 신뢰를 근본적으로 무너뜨린 결정이다.

원안위는 “최고 수준의 원자력 안전성을 확보하고, 내외부 위협으로부터 원자력시설을 보호하며, 방사선 재난 대비 체계를 강화해 국민과 환경을 보호한다”는 설립 목적을 다시 되새겨야 한다. 지금 원안위가 해야 할 일은 사업자 편의에 맞춘 졸속 심의를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대기확산인자와 항공기 충돌 평가 기준을 포함한 관련 고시를 우선 개정하고, 외부 전문가와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독립적 재검증 절차를 즉시 구성하는 것이다. 또한 고리2호기 계속운전 심의를 전면 중단하고, 절차와 안전성 전반을 다시 평가해야 한다.

 

고리2호기 수명연장 과정에서 드러난 원안위의 문제는 단지 이번 한 사례로 끝나지 않는다. 앞으로 수명 만료를 앞둔 9기의 노후 원전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사업자의 이익을 앞세우는 규제기관은 더 이상 신뢰받을 자격이 없다.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라면 존재 이유가 없다. 규제기관으로서의 책무를 상실한 원안위는 즉각 해체하는 것이 세금 낭비를 막고, 국민의 안전과 신뢰를 지키는 길이다.

 

2025년 10월 24일

기후위기비상행동, 종교환경회의, 

책임과학자연대, 탈핵부산시민연대, 탈핵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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