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핵사고 14년, 탈핵이 민주주의다
2011년 3월 11일 거대한 쓰나미와 지진으로 후쿠시마 핵발전소가 폭발한 지 14년이 지났다. 당시 후쿠시마현에서 공식 집계한 피난민이 16만명에 이르고, 이 중 16%에 달하는 2만 5,610명은 아직도 피난민으로 살고 있다. 사고 13년 만인 작년 8월에 사고 원전 내부에 쌓여있는 핵연료 잔해 약 880톤 중 겨우 0.7g을 꺼냈지만 작업 실수로 이마저도 중단됐다. 2051년까지 모두 폐기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목표도 현실성이 없게 되었다. 여기에 후쿠시마 핵오염수까지 피해는 첩첩산중이다. 후쿠시마 핵사고를 계기로 전 세계가 탈핵의 흐름으로 향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전 세계는 이미 탈핵의 큰 흐름을 타고 있다. 2022년 세계 원자력발전 점유율은 과거 40년간 가장 낮은 수치인 9.8%로 떨어졌고, IAEA 2050 전망도 원전 비율은 9.2%에 불과하다. 모든 핵발전소를 폐쇄한 독일에 이어 대만도 오는 5월 17일 마지막 핵발전소를 문 닫고 탈핵국가가 된다. 이것이 후쿠시마 핵사고를 기억하는 민주적인 선택이다.
그러나 법과 질서를 비틀고, 상식과 정의를 오염시킨 윤석열 정부는 시대를 역행하는 ‘핵진흥정책’으로 탄핵 사유를 추가했다. 최대 18기의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 SMR(소형모듈원전)을 포함한 신규핵발전소 건설, 고준위핵폐기물 처리, 후쿠시마 핵오염수 투기 등 전국을 핵발전으로 뒤덮겠다는 윤석열의 에너지 정책은 탄핵과 함께 모두 원천무효임을 선언해야 한다.
오늘, 후쿠시마 핵사고 14년을 기억하며 모인 우리는 3월 15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후쿠시마 핵사고 14년 315 탈핵 민주주의 행진’을 제안하며 그 의미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하나, 윤석열의 핵폭주 정책과 반헌법적 계엄은 연결되어 있다!
윤석열은 ‘원전 생태계 강화’와 ‘탈-탈원전’ 정책을 고수하며 탄소중립계획을 비롯한 10차, 11차 전기본까지 핵산업 진흥을 위한 도구로 사용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윤석열은 계엄 선포 담화문에서도 ‘원전 생태계 지원과 체코 원전 수출 지원 예산을 깎은 것은 야당의 폭거’라고 주장했고, 국회 탄핵안 가결 후 입장 발표에서도 원전 산업의 후퇴를 우려했을 정도다. 윤석열은 정쟁의 한가운데에 핵정책을 두고 계엄의 근거 중 하나로 등장시켰다.
하나. 탈핵과 민주주의는 연결되어 있다!
핵발전은 본질적으로 비민주적이다. 소수의 전문가와 권력자가 정책을 결정하며, 지역 주민과 시민들의 목소리는 배제되어 왔다. 핵발전소 부지로 선정된 지역사회는 차별과 배제의 대상이 되었고, 안전을 우려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거짓 선동으로 낙인찍히기 일쑤다. 우리가 바라는 사회는 스스로 주체가 되어 생명과 안전, 평등과 민주주의를 지켜 나가는 세상이다. 기존의 비민주적이고 폭력적인 에너지 시스템에서 벗어나, 생명과 생태적 가치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에너지 시스템을 만드는 길에 탈핵이 있다. 윤석열 정권의 핵발전 확대 정책을 무효화하고 에너지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길에 탈핵과 민주주의가 함께 한다.
하나, 기억하라, 후쿠시마! 탈핵과 정의로운 에너지전환이 우리의 미래다.
후쿠시마 핵사고는 핵발전이 안전하고 경제적이라는 신화가 잘못되었음을 보여주었다. 14년이 지난 지금도 녹아내린 핵연료는 처리할 방법이 없고, 그로 인한 핵오염수는 생명의 바다를 위협하고 있다. 이 가운데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과 신규 핵발전소 건설은 우리 사회의 안전과 지속가능한 생태계와는 더욱 멀어지는 일이다. 윤석열 탄핵과 함께 윤석열의 ‘핵진흥정책’은 모두 무효임을 선언하자. 탄핵 이후 우리가 만드는 세상은 ‘탈핵’과 ‘민주주의’가 상식과 정의로 되살아나는 세상이다.
2025년 3월 10일
후쿠시마 핵사고 14년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