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에 대한 의견
수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제출: 한국YWCA연합회
일자: 2026년 6월 19일
- 총괄 의견
한국YWCA연합회는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인공지능취약계층의 범위, 인공지능제품·서비스 이용비용 지원, 공공부문 인공지능 도입, 인공지능연구소 설립·지원 등에 관한 세부 사항을 마련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다만 인공지능 정책은 산업 육성과 이용 확대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인공지능은 노동, 교육, 복지, 의료, 금융, 행정, 돌봄, 소비생활 등 시민의 권리와 일상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기술이다. 따라서 시행령은 인공지능 접근성을 높이는 데서 나아가, 인공지능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 사람의 권리, 참여, 안전, 차별 방지, 피해구제 기준을 함께 보장해야 한다.
한국YWCA연합회는 생명, 평화, 성평등, 돌봄, 민주주의, 소비자 권리의 관점에서 다음과 같이 보완 의견을 제출한다.
- 조항별 의견
의견 1. 안 제2조의2: 인공지능취약계층의 범위는 포괄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안 제2조의2는 인공지능취약계층의 범위에 구직자, 기초생활수급권자 및 차상위계층, 농어업인, 다문화가족 구성원, 북한이탈주민, 비수도권 중소기업 재직자, 경력단절여성, 장애인, 한부모가족 지원대상자, 65세 이상인 사람 등을 포함하고 있다. 경력단절여성, 한부모가족, 장애인, 고령자 등을 명시한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다.
그러나 인공지능취약성은 소득, 연령, 장애 여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성별, 지역, 고용형태, 가족형태, 언어, 돌봄 책임, 디지털 역량 등이 교차하면서 접근 격차와 차별 위험이 발생한다.
따라서 안 제2조의2 제11호의 “그 밖에 인공지능제품 또는 인공지능서비스의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으로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이 인정하는 사람” 조항은 보다 실질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아동·청소년, 이주민, 돌봄노동자,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 등 인공지능으로 인해 배제·차별·피해를 받을 위험이 큰 사람을 포함할 수 있도록 인정 기준과 절차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인공지능취약계층을 단순한 지원 대상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관련 정책 수립, 사업 설계, 평가 과정에서 당사자와 시민사회가 의견을 제출하고 참여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되어야 한다.
의견 2. 안 제15조제4항·제5항: 공공조달 기준에 인권·안전·접근성 검증을 포함해야 한다.
안 제15조제4항은 국가기관 등이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인공지능제품 또는 인공지능서비스를 한국인공지능진흥협회가 인공지능 또는 인공지능기술이 활용되었다고 확인한 제품·서비스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제5항은 그 확인 기준과 절차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이 고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부문에서 중요한 기준은 단순히 “인공지능기술이 활용되었는가”가 아니라 “공공적으로 안전하고 책임 있게 사용할 수 있는가”이다. 공공기관이 도입하는 인공지능은 복지, 고용, 교육, 행정, 상담, 민원, 심사 등 시민의 권리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인공지능제품·서비스 확인 기준에는 개인정보 보호, 차별·편향 점검, 장애 접근성, 설명 가능성, 사람의 감독, 이의제기 절차, 소비자 피해구제, 아동·청소년 보호 기준이 포함되어야 한다. 특히 시민의 권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공공 AI는 도입 전 영향평가를 실시하고, 도입 목적, 공급자, 적용 영역, 민원·이의제기 창구를 공개해야 한다.
의견 3. 안 제15조의2: 이용비용 지원은 단순한 서비스 이용료 보조를 넘어야 한다.
안 제15조의2는 인공지능제품 및 인공지능서비스 이용비용 지원 대상과 신청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경제적 여건 등으로 인공지능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사람에게 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것은 필요하다. 다만 이 제도가 민간 유료 AI 서비스 구독료 지원으로 축소되어서는 안 된다. 인공지능 접근권은 단순한 이용권 문제가 아니라 교육, 역량, 안전, 개인정보 보호, 대안적 접근 경로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비용지원의 범위에는 AI 리터러시 교육, 장애 접근성 지원, 개인정보 보호 교육, 안전한 공공 AI 서비스 이용 지원, 지역 기반 상담·교육 프로그램이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공공서비스에서 AI 이용이 사실상 강제되어서는 안 되며, 고령자·장애인·디지털 접근이 어려운 시민에게는 사람을 통한 상담, 전화, 방문, 오프라인 절차 등 대안 경로가 함께 보장되어야 한다.
안 제15조의2 제3항은 비용지원 여부 결정 시 “활용 필요성”을 고려하도록 하고 있으나, 현재 활용 경험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활용 필요성 판단이 기존 이용자 중심으로 작동하지 않도록 세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의견 4. 안 제16조의2~제16조의5: 인공지능연구소 지원은 공공성·윤리성·책임성을 조건으로 해야 한다.
안 제16조의2부터 제16조의5는 인공지능연구소의 설립 주체, 설립 요건, 허가 절차, 지원 범위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인공지능 연구개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국가 지원을 받는 연구소는 사회적 책임을 함께 져야 한다.
안 제16조의2 제2항은 연구소 설립 요건으로 재정 능력, 전문인력, 연산 자원, 데이터 저장·처리 설비, 보안 대책, 사업계획 등을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연구윤리, 인권영향 검토, 성별·연령·장애·지역 편향 점검, 피해 예방과 구제 절차를 추가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또한 연구소 지원이 산업 확산 중심으로만 운영되어서는 안 된다. 지역 대학, 비영리 연구기관, 여성단체, 소비자단체,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공익적 AI 연구도 지원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 인공지능 연구개발 지원은 기술 경쟁력뿐 아니라 사회적 신뢰, 안전, 공공성 확보를 함께 목표로 해야 한다.
- 후속 개선 요청
이번 일부개정안은 취약계층 지원, 공공조달, 연구소 설립·지원 등을 중심으로 하고 있으나, 인공지능기본법 시행령 전체 차원에서는 여전히 중요한 보완 과제가 남아 있다.
첫째, 채용, 교육, 복지, 의료, 금융, 주거, 치안, 이주·출입국, 돌봄 등 시민의 권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영역을 고영향 인공지능으로 구체화해야 한다.
둘째, 인공지능으로 영향을 받는 사람에게 고지받을 권리, 설명을 요구할 권리, 사람의 검토를 요구할 권리, 이의를 제기할 권리, 피해구제를 받을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셋째,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와 관련 분과위원회에는 산업계와 기술계뿐 아니라 인권, 성평등, 노동, 소비자, 장애, 청소년, 지역사회 전문가와 시민사회 대표가 균형 있게 참여해야 한다.
- 결론
한국YWCA연합회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이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인공지능 정책이 산업 육성과 이용 확대에만 집중될 경우, 여성, 아동·청소년, 고령자, 장애인, 돌봄노동자, 지역 주민, 소비자는 새로운 배제와 차별을 경험할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시행령 일부개정 과정에서 인공지능취약계층 지원을 실질화하고, 공공조달과 연구지원에 인권·성평등·소비자 보호·시민참여 기준을 반영해야 한다. 인공지능 정책은 기술 발전의 속도만이 아니라 시민의 권리, 안전, 민주주의를 함께 보장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