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의 건강을 책임지나” 3분 진료와 대형 병원 쏠림의 구조적 원인 진단 및
지역 공동체를 살리는 ‘주치의 제도’의 사회적 가치 탐색
<제3차 YWCA 의료소비자활동가교육>이 4월 30일(목) ‘누가 나의 건강을 책임지나: 의료 전달 체계와 주치의 제도’를 주제로 전국 18개 회원YWCA(강릉, 고양, 광양, 광주, 남원, 대전, 목포, 부천, 안동, 안양·과천·군포·의왕, 양산, 인천, 진주, 창원, 충주, 파주, 평택, 포항) 와 연합회 약 39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주환 교수(서울의대)의 강의와 1:1토론, 소그룹 토론,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의 한계와 주치의 제도의 필요성에 대한 전체토론으로 진행되었다.

오주환 교수는 현재 한국 의료의 고질적인 문제인 ‘3분 진료’와 ‘대형 병원 쏠림 현상’이 개별 의사나 환자의 선택 문제가 아닌, 검사를 많이 할수록 수익이 발생하는 ‘행위별 수가제’의 구조적 한계에서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나라 의료비 지출은 2022년 OECD 평균에 도달했으나, 현재의 패턴이 유지될 경우 10년 후에는 GDP 대비 의료비 비중이 16%로 2배 가까이 폭주하여 다른 가계 지출을 압박하는 재정적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한국의 ‘환자 경험’ 지표가 조사 대상 10여 개국 중 최하위 수준이며, 진료 시간 및 대기 시간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서비스의 양에 따라 보상받는 ‘행위별 수가제’를 꼽으며, 의사가 환자와 충분히 대화하기보다는 검사를 많이 할수록 이익을 얻는 현재의 재정적 인센티브 구조가 과잉 진료와 3분 진료를 초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연에서는 대안으로서의 ‘주치의 제도’와 1차 의료팀의 4대 핵심 기능(4C)이 제시되었다.
– 상시 연결성(Connectivity): 증상 발생 시 주치의 팀과 즉시 연결되어 상담 및 안내를 받을 수 있는 체계
– 생애주기 지속성(Continuity):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모든 건강 기록을 한 곳에서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
– 포괄성(Comprehensiveness): 의사뿐만 아니라 간호사, 영양사, 운동처방사 등 다학제 팀이 환자의 건강을 통합적으로 관리
– 조정성 및 네비게이션(Coordination): 상급 병원 진료가 필요한 경우 주치의가 직접 예약 및 협진을 조정하는 내비게이션 역할

지역 사회 활동가의 역할 찾기 :
이어진 토론에서는 실제 지역 현장에서 겪는 의료 시스템의 한계가 공유되었다. 목포 지역은 노인 인구 비중이 높아 모든 환자에게 표준화된 강한 약을 처방하는 경향이 있으며, 고양 지역은 진료 시간이 너무 짧아 환자의 호소를 노화 탓으로 돌리는 등 소통의 부재가 심각하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또한 남원 지역은 고령 어르신들이 여러 병원을 다니며 15~20알의 약을 중복 복용하는 ‘다제 약물 복용’ 문제의 심각성을 공유했다. 활동가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실천 방향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7월 1일 주치의 시범 사업 참여 및 모니터링: 정부가 추진 예정인 주치의 시범 사업에 적극 참여하여 시스템이 현장에 잘 안착하는지 감시해야 하며, 검사 중심이 아닌 ‘환자를 건강하게 관리할수록’ 보상받는 가치 기반 보상으로의 전환을 제안해야 한다.
–지역 내 우수 기관 발굴: 활동가들은 다학제 팀을 운영하거나 주치의 정신을 가진 지역 의료기관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이들이 시범 사업에 참여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인식 개선 교육: 주민들이 서울의 대형 병원을 무조건 선호하는 경향을 개선하고, 지역 주치의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소비자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YWCA 자원 연계: YWCA가 지역의 다양한 자원을 지역 의원과 연결하여 입체적인 의료-돌봄 서비스를 구축하는 리소스 연계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정책적 통합의 필요성: 시행 중인 ‘지역돌봄 통합지원법’과 ‘주치의 시범 사업’이 분절적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의료와 돌봄을 총괄 관리할 수 있도록 정책적 거버넌스를 연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지방 정부의 역할 강조: 지자체가 주치의 의료기관을 지원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도록 지역 사회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 |
![]() |
이번 교육을 통해 활동가들은 주치의 제도가 단순히 ‘아는 의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 의료 자원의 낭비를 막고 환자의 생애 전체를 책임지는 필수 안전망임을 확인했다.
마지막 교육인 제4차 강의는 2026년 5월 14일(목) 낮 12시, 한국YWCA연합회에서 ‘내 보험료는 어디로 갔나: 과잉 진료와 비급여 너머, 지속가능한 의료이용(이상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보건의료정책기획 단장)을 주제강의와 참여한 지역YWCA 의료소비자운동 전략을 계획하는 워크숍이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