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노동자 고용개선 법률안을 왜곡하지 말라!!!
정부는 26일 국무회의에서 ‘가사근로자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법률안의 내용은 가사근로자가 4대보험과 연차유급휴가 등을 보장받을 수 있게 하고 가사서비스 제공기관이 가사근로자를 직접 고용해 이용자에게 가사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다. 이는 60년 이상 왜곡되어 온 가사노동시장의 정상화 및 가사노동자의 권익호보를 위한 마중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때부터 무권리상태로 있던 가사노동자들의 환경에 변화가 일어나려 하는 이 때, 그것도 10여 년에 걸친 여성노동단체들의 노력에 힘입어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려는 시점에 2017년 12월 27일 중앙일보는 1면에 대대적으로 ‘가사도우미 노조·파업 길 열어준 정부’라는 왜곡된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는 법안에 대한 취지를 왜곡하고 공신력 있는 가사서비스제공기관을 통한 질 좋은 서비스를 희망하고 있는 이용자들의 우려를 조장하고 있다.
‘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안’의 핵심사항은 중개기관인 제공기관이 가사근로자를 고용하고, 법률이 정한 근로조건 등을 바탕으로 가사서비스 이용자와 계약을 맺도록 하는데 있다. 법안이 제정되면 사가지대에 놓여 있던 가사노동자 근로조건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보호할 수 있게 되고, 공신력 있는 가사서비스 제공기관 육성으로 가사서비스 질 향상,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기사의 주된 기조는 다음과 같다.
첫째, 파견법에 저촉되는 게 분명한데 정부가 파견법 개정과 같은 정공법을 택하지 않고 특별법이라는 꼼수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가사근로자법, 정당에서 발의한 가사근로자법은 모두 이용자가 ‘이용계약’을 체결하도록 되어 있고 이용계약에는 제공업무가 명시된다. 곧, 파견업의 가장 큰 문제인 지휘감독권을 제공기관에 확실히 넘기고 고용 관련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다. 사상 초유의 일이기 때문에 얼마간 시행착오는 따를 수 있다. 하지만 중앙일보 기사는 대상이 되는 가사서비스의 환경과 법의 내용을 정확히 전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부에 대한 공격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명백히 악의적이다.
둘째, 파견법 거론은 명분일 뿐이다. 제목에서도 선명히 보이듯이 ‘노조’를 만들어 ‘파업’을 할 수 있고 ‘서비스 요금이 인상’된다고 강조함으로써 이용자인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노조와 파업은 결코 불법이 아니다. 해방 이후 기울어진 운동장을 다시 정비해 ‘일하는 사람’이 대우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사회의 공론이자 촛불이 보여준 역사적 사명이다. 이미 ILO(국제노동기구)는 국제노동계의 마지막 현안이라 하여 2011년 압도적 찬성으로 가사노동자협약을 채택하였다. 법제도를 정비해 비공식부문에 있는 가사노동자들을 공식 노동자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며 독일, 스위스, 핀란드를 비롯해 세계 24개국이 협약을 비준하였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일찍이 1960년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현장의 숨은 노동, 중고령 여성 가사노동자들의 안정적 일자리와 사회권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 온 현장단체들은 중앙일보의 이러한 왜곡된 보도에 강력히 항의한다. 특히 ‘노조’ ‘파업’과 같은 용어로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듦으로써 결국 노조와 노동자,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는 기사에 항의한다. 현장 단체의 의견은 한 마디도 듣지 않고 일부 교수들의 단편적 이야기를 방패로 삼아 기사를 내보내는 의도적 왜곡에 강력히 항의한다.
한국가사노동자협회와 한국YWCA연합회는 전국 30만 가사노동자가 공식적인 직업자 근로자로 인정받도록 하루 빨리 가사근로자 고용개선 법률안이 내년 2월로 예정된 국회에서 법안 통과되기를 바란다. 단순히 법안 통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공식화된 사회서비스로, 공식노동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할 것이다.
2017.12.28
한국YWCA연합회
한국가사노동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