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한국여성지도자상 시상식
대상 이길여 총장, 젊은지도자상 신애라씨, 특별상 일본군 ‘위안부’ 피해할머니 수상

수상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명혜 회장, 이길여 총장, 말리 홀트 이사장, 박진회 은행장, 안점순·길원옥·김복동·박옥선·이옥선 할머니)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 탤런트 신애라씨,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올해 한국여성지도자상을 수상했다. 한국YWCA연합회(회장 이명혜)와 한국씨티은행(은행장 박진회)는 11월 3일(목) 오후2시 서울 명동 전국은행연합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제14회 한국여성지도자상 시상식을 열어 이길여 총장에 대상을, 신애라씨에게 젊은지도자상을,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특별상을 시상했다.
의료인, 교육자로 헌신한 이길여 총장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이자 가천길재단 회장은 전문의료인 출신으로 박애와 봉사의 삶을 대학교육으로 확장해 교육자로서 사회에 기여한 공로로 대상을 받았다. 인천의 작은 산부인과 의사로 출발해 여성으로서 처음으로 의료법인을 설립하고 의료취약지역 병원운영과 개발도상국 심장병 어린이 무료수술 등으로 국경을 넘는 봉사정신을 실천했다. 교육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인재양성을 위한 학교운영에 깊이 헌신한 여성교육자로서 삶도 높이 평가됐다.
이 총장은 수상소감에서 나라 없는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최빈국에서 유년시절을 보내며 의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어려운 사람을 위한 역할을 고민했던 삶의 역정을 담담하게 밝혔다. 올해 84세인 이 총장은 “국가발전을 위해서는 의료 못지않게 인재양성이 중요하다고 판단, 지금은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사업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면서 남은 생을 인재양성과 의료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입양문화 개선에 힘쓴 신애라씨
탤런트 신애라씨는 입양 인식변화와 해외아동 후원을 통해 우리 시대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운 공로로 젊은 여성지도자상을 받았다. 신씨는 국제어린이양육기구인 한국컴패션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10여 년간 세계 빈곤아동을 돕고, 일대일 결연에 적극 참여해 각국 아동 50여 명을 사랑으로 돕고 있다. 몸으로 직접 실천하는 봉사를 위해 아프리카 여정에도 여러 번 올라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위탁가정 부모를 위한 양육법에 전문성을 갖고자 미국에서 공부 중인 신씨는 강의 일정으로 시상식에 직접 참여하지 못했으나 영상으로 수상소감을 전했다. 제7회 특별상 수상자이자 입양 인식개선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말리 홀트 홀트아동복지회 이사장이 대리 수상했다.
역사 진실을 밝혀낸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올해 3년 만에 수상자가 탄생한 특별상은 국가전쟁의 피해자인 자신들의 삶을 세상에 드러냄으로써 역사의 진실을 밝혀내고, 여성인권과 명예를 되찾는데 평생을 바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받았다. 일본의 범죄은폐와 역사왜곡 속에서 사과나 피해보상을 받지 못하고 고통스런 삶을 살았지만, 더 이상 피해자가 아닌 모든 여성을 위한 인권운동가이자 평화운동가로 우리 시대 진정한 여성지도자라는 의미에서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시상식에는 고령에도 김복동, 길원옥, 박옥선, 안점순, 이옥선 다섯 분의 할머니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수상소감을 위해 무대에 오른 김복동 할머니는 한일 양국 정부의 일방적 합의와 한국 정부의 ‘위안부’ 재단설립 강행, 치유금 지급 강행 등과 관련해 국가지도자로서 박근혜 대통령의 역사의식 부재를 강하게 성토했다.
김 할머니는 “우리가 1억원을 받으려고 여태까지 살았겠는가. 이것은 위안부 문제가 아니고 과거 역사의 문제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그렇게 허무하게 역사를 팔아먹을 줄 몰랐다”면서 “일본이 우리 명예를 회복해주고, 잘못했다고 할 때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휠체어를 타고, 자원봉사자들의 손에 의지해 힘겹게 한발 한발 걸으면서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에 대한 의지를 분명하게 강조하는 할머니들의 숙연한 모습에 감동의 박수가 쏟아졌다.
한국여성지도자상은 YWCA 지도자로서 여성권리 확립을 위해 애쓴 박에스더 고문총무의 정신을 기리는 취지로 2003년 제정되었고 한국YWCA와 한국씨티은행이 협력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김영란 전 대법관, 이효재 경신사회복지연구소 소장, 故 박영숙 전 여성재단 이사장, 윤정옥 전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공동대표, 故 정광모 전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등이 대상을 수상했다.
수상자들 상금기부, 여성지도자상 뜻을 빛내다
이번 수상자들이 모두 상금을 기부해 한국여성지도자상의 뜻을 다시 한 번 빛냈다. 대상을 받은 이길여 가천대 총장은 상금 전액에 후원금액을 더해 모두 3천만원을 한국YWCA 청소년회원인 Y-틴 장학금으로 쾌척했다. 이 총장의 Y-틴 장학금은 어려운 형편의 전국 청소년들의 학업을 돕는데 쓰일 예정이다.
탤런트 신애라씨는 상금 전액에 후원금을 보태 5천만원을 홀트일산복지타운에 기부했다. 홀트일산복지타운은 250여 명의 중증 장애인들이 생활하고 있는 곳으로 신씨는 연예인봉사단 방문을 계기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상금을 나비기금에 보태서 형편이 어려워 공부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돕는데 쓰겠다고 밝혔다. 김복동, 김원옥 할머니 제안으로 2012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조성된 나비기금은 세계 무력분쟁지역에서 전시 성폭력 등 각종 폭력으로 고통받는 여성과 아이들을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