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YWCA의료공론플랫폼이 2025년 4월 23일(수) 오후 3시 온라인 줌으로 ‘3분 진료 이대로 괜찮을까요? 우리가 원하는 좋은 의료 서비스는?’을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지난 1년 여간 우리 사회는 의사와 정부 간의 갈등으로 의료공백이 이어졌습니다. 꼭 필요한 진료가 제때 이뤄지지 않거나, 예약된 수술이 연기되기도 했습니다. 시민들이 의료 서비스 소비자로서 제대로 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에 직면했습니다. 한국YWCA는 이런 시민들의 고민을 담아 ‘의료 공론 플랫폼’을 열고,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위한 시민대화를 마련했습니다.
한국YWCA연합회 조은영 회장은 이러한 현실에 대해 “시민들이 의료정책 과정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방관자처럼 지켜보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이번 시민대화를 통해 시민들이 의료 소비자로서 주도적인 권리를 주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시민대화는 33명의 참여자가 함께 했으며 이전에 진행된 은하투표에는 206명의 시민들이 참여하여 시민들이 가진 다양한 생각과 고민을 확인 했습니다.
먼저, 서로의 생각이 비교적 다른 참여자가 1:1 별별대화로 서로의 의견을 깊이 있게 나눴습니다. 이후 5~6명의 6개 소그룹 대화를 통해 한국 의료시스템에 대해 더 다양한 의견들을 공유하고, 마지막으로 서울대 의대 오주환 교수의 마무리 발제를 통해 우리가 나눈 이야기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소그룹 대화에서는 준비된 9가지 질문을 바탕으로 의료 현실에 대한 시민들의 경험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참여자들이 많이 공감했던 질문 중 하나는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며 불편하거나 답답했던 적이 있나요?]였습니다. 한 참여자는 지방에서 수도권 병원으로 이동할 때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며, “서류를 일일이 챙기고 몸이 불편한 부모님을 동반해 장거리 이동하는 과정에서 너무나 힘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참여자는 “키오스크 사용 등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이 병원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어려움이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내가 어디가 아픈지 정확히 모르겠는데, 과를 골라야 하는 시스템 자체가 너무 어렵고 답답해요. 처음부터 내 이야기를 듣고 안내해 주는 사람 한 명만 있어도 훨씬 나을 것 같아요.”
[좋은 진료라고 느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라는 질문에 많은 참여자들은 의료진과의 원활한 소통을 좋은 진료로 느끼고 있었습니다. 한 참여자는 어떤 순서로 검사가 진행되고, 왜 검사를 하는지 차근히 설명해주었던 간호사분 덕분에 큰 안심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좋은 진료 경험은 의학적 처치를 넘어 세심한 안내와 공감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었습니다.
“허리가 너무 아파서 간 병원이었는데, 의사 선생님이 직접 운동 시범까지 보여주시면서 어떻게 하면 통증이 덜한지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어요. 그때 정말 ‘의사 선생님이 내 몸을 진짜로 걱정해주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 또는 가족이 아파서 병원을 가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어떤 점이 가장 걱정되시나요?]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많은 참여자들이 비용과 접근성, 진단 및 치료 과정이 가장 큰 걱정거리라고 답했습니다. 한 참여자는 “긴 대기시간과 비용 부담이 가장 큰 걱정이며,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을지 불안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참여자는 “가족이 아프면 내가 제대로 돌볼 수 있을지, 지역 병원의 서비스가 믿을 만한 수준일지 걱정스럽다”며 지역 의료 서비스 품질에 대한 불안을 드러냈습니다.
“가족이 아프면 내가 회사도 쉬고, 병간호도 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런 걸 감당할 수 있는 제도나 지원이 너무 없어요. 결국 개인이 다 떠안아야 한다는 게 가장 큰 걱정이에요.”
[의료 정책 중 한 가지를 바꿀 수 있다면, 어떤 걸 바꾸고 싶나요?]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지역 의료의 격차를 줄이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였습니다. 한 참여자는 “새벽에 아이가 열이 펄펄 나서 병원을 가려는데, 근처에 문 연 병원이 없어 차를 몰고 1시간을 운전해서 응급실에 방문했다”며 의료접근성을 가장 바꾸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 외에도 참여자들은 지역 간 불균형, 공공의료 부족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의료정책 변화가 단순한 제도 개선을 넘어 구조 개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이나 수도권은 대형병원이 많아서 여러 진료를 비교해볼 수 있지만, 제가 사는 곳은 병원 선택의 여지가 없어요. 가까운 병원은 1곳뿐인데, 진료가 불만족스러워도 어쩔 수 없이 다녀야 해요. 지역 간 의료 격차가 정말 심해요.”
“민간병원이 너무 많고, 수익 중심으로 돌아가다 보니 응급이나 감염병 상황에서는 구멍이 뚫려요. 공공병원이 확충돼야만 그런 상황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어요.”
필수 질문인 [의료 서비스를 받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에 대해 참여자들은 가장 중요한 요소로 ‘설명’,’ 신뢰’, ‘공감’을 꼽았습니다.
“솔직히 아프면 겁이 나잖아요. 그런데 병원에 가서 더 무서워지는 경우가 있어요. 뭘 물어보기도 어려운 분위기에서 의사가 몇 마디 하고 끝내면, 나 혼자 인터넷 뒤져서 알아보게 되더라고요. 저는 그래서 ‘설명’이 제일 중요해요. 내가 뭘 겪고 있는지 알아야 대처도 할 수 있잖아요.”
“저는 병이 오래된 편이라 병원을 자주 가는데요, 정말 좋은 의사 선생님 한 분을 만나면 믿고 다니게 돼요. 그런 신뢰가 생기면 병원 가는 부담도 줄고, 치료 효과도 좋아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신뢰와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진료 시간이 길지 않아도 돼요. 대신 눈을 보고 설명해주는 그 짧은 순간이 진심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그게 환자 입장에선 정말 큰 위로가 되거든요.”

소그룹 대화 후에는 서울대 의대 오주환 교수의 발제가 이어졌습니다. 오주환 교수는 시민들의 의견을 종합하며, “현재 의료 서비스의 불편함은 의료진과 환자 간의 소통 부재와 시스템적 문제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충분한 설명과 진단 과정에서 환자가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한 정책적 개선과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했습니다.

오주환 교수의 발제 이후에는 시민대화 전후로 진행된 은하투표 결과에 대한 공유가 있었습니다. 참여자들의 의견 분포가 실제로 대화 이후 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의사 수가 늘어나면 의료 질이 향상될까?’라는 질문에서 사전에는 43%가 ‘아니다’라고 응답했지만, 대화 이후에는 그 수치가 63%로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시민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며 생각을 확장해가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의료정책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없었는데, 내 경험을 말하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의료 서비스가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 더 선명해졌어요.”
“의료 서비스가 좋아지려면 환자의 목소리가 더 많이 반영돼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앞으로 이런 공론장이 더 자주 열렸으면 좋겠어요.”
이번 시민대화는 우리의 의료 현실을 돌아보고 개선점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의료 서비스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대화와 시민들의 참여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YWCA의료공론플랫폼은 더 나은 의료시스템을 위해 올해 6회에 걸쳐 시민대화를 이어갑니다. 다음 시민대화는 “실손보험, 꼭 필요할까요?”를 주제로 6월 18일 진행됩니다. 의료 서비스 소비자로서 경험과 고민을 함께 나누며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의료시스템을 함께 만들어가보면 어떨까요? 남은 시민대화도 많은 관심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