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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제12차 세계일본군‘위안부’ 기림일 맞이 세계연대집회 성명서 2024.08.14

제12차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일 맞이 세계연대집회,

제1661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성명서

 

1991년 8월 14일, 김학순은 최초로 일본군성노예제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했다. 피해자들은 일본군에게 성노예로 끌려가 당한 고통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오랜 시간 홀로 견뎌야 했다. 성폭력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더 손가락질 받는 가부장적인 사회 구조 속에서, 더욱이 일본 정부라는 거대한 가해자로 인해 피해자들은 오랜 시간 침묵해야 했다. 그러나 김학순의 용기 있는 외침은 세계 곳곳의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에게 가닿아 세상에 나올 수 있는 힘이 되었다. 가해자에게 진상규명과 사죄, 배상을 요구하며 스스로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고자 한 피해자들의 운동은 또 다른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의 가슴에도 희망을 불어넣었다.

 

이에 우리는 8월 14일을 세계일본군‘위안부’기림일로 정하고, 김학순을 비롯한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의 용기를 기억하고 뜻을 이어 받아 실천하기로 결의했다. 오늘 8월 14일은 열두 번째 기림일이다.

 

그러나 현실은 참담하기만 하다. 일본 정부는 인정과 사죄는커녕 전쟁범죄를 지우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향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2023년 11월 한국 고등법원이 일본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 배상을 명하는 판결을 내렸음에도 일본 정부는 국제법 위반 운운하며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과 ‘2015 한일합의’로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고 적반하장 피해국을 비난했다. 끊임없이 그들이 자행한 반인도적 범죄행위를 부인하고 책임을 회피하며 피해자들을 모욕하고, 세계 곳곳의 평화비 건립 방해와 철거를 위해 조직적으로 압력을 가하고 있다. 한반도 식민지배가 합법이며 강제동원 배상 문제는 한국 정부의 책임이라는 내용이 기술된 중학교 교과서의 검정을 통과시키고, 조선인에 대한 불법적 강제동원과 끔찍한 노예노동 사실을 지운 채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했다. 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으로서 재무장을 금지한 최소한의 장치였던 평화헌법을 무력화시키고 군비를 증강하며 전쟁하는 국가로 나아가고 있다.

 

한국 정부의 태도는 또 어떠한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성평등은 후퇴하고 민주주의의 기반은 위태로워졌으며 역사정의는 뿌리째 뽑힐 위기에 처했다. 자국 피해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명예회복에 앞장서야 할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의 소원 수리에만 골몰하고 있다. ‘2015 한일합의’ 정신 준수를 외치며 일본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고, 일본군성노예제와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대한민국 법원이 일본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는 역사적인 판결을 내렸음에도 책임 이행 요구는커녕 일본 정부의 역사 지우기에 공범이 되어 ‘제3자 변제안’과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합의 등 굴욕 외교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 독일 베를린 평화비 철거 시도와 이탈리아 스틴티노 평화비 제막식 취소 요구 등 일본 정부의 평화비 철거 압력과 설치 방해에도 한국 정부는 수수방관하고 있다. 집권 초기부터 반민족·반인권·친일 편향 인사들을 정부 주요 요직에 앉히더니 독립기념관, 한국학중앙연구원, 동북아역사재단 등 역사 관련 기관에도 ‘뉴라이트’ 계열 학자들을 임명해 자국의 역사와 민족정신을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있다. 미일 군사동맹의 하부구조로 들어가 일본 자위대와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며 한반도 평화마저 위태롭게 하고 있다.

 

이런 한일 양국 정부의 행태와 발맞춘 역사부정 세력도 세계 곳곳에서 활개치고 있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요시위가 진행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는 일본 극우적 역사관을 지닌 자들이 노골적으로 일본군성노예제의 진실을 부정하고 피해자를 모욕하여 수요시위 참가자와 활동가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내뱉고 있다. 이들은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을 ‘자발적 매춘부’라 칭하고, 수요시위를 ‘매춘부 교육’을 하는 장소라 일컬으며 수요시위 중단을 외치고 있다. 전국 곳곳의 평화비에 ‘철거’가 쓰인 마스크와 검정 비닐봉지를 씌우는 테러를 감행할 뿐 아니라, 일본 맥주를 붓고 구겨진 맥주 캔을 버린 채 사진을 찍어 자랑스럽게 블로그와 SNS에 게재하고 있다. 친일 편향적 역사부정론자들은 학문과 교육 현장에서, 유튜브와 각종 매체를 통해 일제의 한반도 불법강점과 강제동원, 일본군성노예제를 부정하며 독립운동과 민주화 운동의 역사마저 훼손하고 있다.

 

그러나 혐오와 차별, 역사 왜곡이 난무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멈추지 않고 희망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김학순의 용기는 피해자 존엄 회복과 역사 정의,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외치는 운동의 파도가 되었다. 우리 또한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일본 정부가 반인도적 범죄를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하고 법적 배상하는 그날까지 세계 시민들과 연대해 힘차게 투쟁할 것이다. 우리들의 용기와 연대의 파도가 마침내 역사정의와 평화, 민주주의와 인권을 향한 해일이 되어 온 세상을 뒤덮는 그날까지 다 함께 싸울 것을 다짐한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일본 정부는 일본군성노예제와 강제동원 등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를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 법적 배상하라!

하나, 일본 정부는 일본군성노예제 역사를 교과서에 올바로 기록하고 교육하라!

하나, 한국 정부는 굴욕외교 중단하고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의 명예와 인권 회복에 적극 나서라!

하나, 친일 역사부정세력은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를 향한 명예훼손과 2차 가해를 즉각 중단하라!

 

 

 

2024년 8월 14일

제12차 세계일본군‘위안부’기림일 맞이 세계연대집회이자 제1661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 참가자 및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와 8개국 145개 공동주관단체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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