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를 외면한 공정거래위원회 조직개편 반대한다
– 이번 개편은 소비자정책에 있어 소비자를 배제하고 공무원 중심으로 가겠다는 입장으로 해석
– 소비자 의견 수렴은 소비자정책추진 초기 단계부터 반드시 필요
대한민국헌법 제124조에서는 “국가는 건전한 소비행위를 계도하고 생산품의 품질향상을 촉구하기 위한 소비자보호운동을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소비자권익실현을 위해 소비자단체는 지금까지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소비자정책은 경쟁정책과 함께 국가의 경제정책의 한 분야로 경쟁정책과의 연계를 통한 소비자정책의 효과 극대화와 소비자 후생 증대를 위해 2008년부터 소비자정책 전담 부처를 기획재정부에서 공정거래위원회로 변경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쟁정책에 집중하며 소비자정책을 후순위로 두고 관련 정책을 수립, 검토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소비자단체들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정책 파트너로 참여하며 공정한 거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입법 예고한 「공정거래위원회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을 보면 소비자정책과(변경 후: 소비자정책총괄과)의 업무 중 일부 업무를 소비자안전교육과와 특수거래정책과 등으로 이전하면서, ‘지역 소비자 시책’에 관한 사항, ‘소비자단체’에 관한 사항을 각 특수거래정책과, 소비자안전교육과로 이전하고 있다. 이러한 조직개편은 소비자정책에 있어 지방자치단체와 소비자단체를 배제하고 공무원 중심으로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소비자기본법 제28조 소비자단체의 업무 등을 규정하고 있는 조항에 따르면 소비자단체의 역할이 단순한 안전 교육뿐만 아니라 소비자정책 전반으로 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이번 조직개편안은 소비자기본법을 위반할 소지도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지금까지 소비자정책의 발전을 위해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모으고, 역량을 결집하여 소비자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헌신의 노력을 한 지방자치단체와 소비자단체를 소비자정책에서 배제하고, 정부 부처의 일개 사업 수행기관으로 전락시켜버리는 행태로 보여진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조직개편을 통해 정책과 조사기능을 분리한다고 하나, 표시·광고에 관한 부분은 제조업과 서비스로 구분하여 서비스업감시과와 제조업감시과에서 각 담당하여 위반사항의 조사 등을 수행하도록 하고, 전자상거래와 관련된 분야는 그동안 정보통신기술, 제약․바이오 등의 사업자를 규제하던 부서(지식산업감시과)에서 관련 조사를 수행하도록 하며, 약관, 방문·다단계 등 특수거래, 할부거래는 약관특수거래과에서 조사 등을 수행하도록 변경하는 등, ‘정책부서’와 ‘조사부서’를 나누어야 한다는 명분에 사로잡혀 전문성, 효율성 등을 고려하지 못한 조직개편이 이루어진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7년 소비자정책이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되어야 하는 경제정책이지만 그 수립 및 추진기구인 소비자정책위원회의 위원장이 공정거래위원장이었기 때문에 범정부 차원에서 소비자정책을 추진하는데 한계가 있어 소비자정책위원장을 국무총리로 격상하였던 것처럼, 전 국민을 상대로 소통하며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하는 소비자정책을 여러 개의 부서로 분리하고, 핵심적인 부분은 공무원 중심으로 진행하겠다는 발상이 과연 시대적 흐름과 소비자정책의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맞는 방향인지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국의 소비자단체를 대표하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와 12개 소비자단체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직개편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면서, 소비자정책의 방향이 폐쇄적이고 일방적인 정책 시행이 아니라 소비자를 대표하는 소비자단체를 소비자정책을 파트너로 인정하고 민관의 파트너쉽을 유지하면서 궁극적으로는 공정하고 자유로운 시장 경제질서의 구현과 소비자권익 제고를 위한 기관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회원단체
소비자교육중앙회, 한국여성소비자연합, 한국YWCA연합회, 한국소비자연맹, 소비자시민모임, 한국소비자교육원, 한국YMCA전국연맹, 녹색소비자연대,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한국부인회총본부, 대한어머니회중앙회, 미래소비자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