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프렌들리 이야기2
여행지가 아닌 여행처럼 사는 군산
김수진 (사)한국YWCA연합회 간사/ (주)로컬프렌들리대표
YWCA청년들로 구성된 로컬프렌들리는 지역재생과 청년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실험적 도전을 하기 위해 2019년 군산으로 파송됐다. ‘우리는 왜 군산으로 갔는가(5·6월호)’를 시작으로 총 4번의 글을 통해 군산으로 떠난 YWCA청년들의 이야기가 연재된다.
소멸 위기의 군산, 제조산업도시에서 관광도시로
전국 시군구의 46%가 30년 뒤 소멸될 위험이 있다. 지방소멸 위험은 더 이상 다음 세대가 경험할 미래의 문제가 아닌 수많은 지역이 현재 겪고 있는 문제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가동 중단(2017.7.1.), 한국GM 군산공장 폐쇄(2018.6.1.) 등으로 인해 군산 역시 지역경제 위기에 처했고, 지방소멸가능 도시로 꼽혔다. 최악의 지역경제 침체에도 불구하고 군산은 경제 활성화를 위한 도시재생사업과 관광지 육성사업을 함께 시작했다. 다양한 관광상품 개발 및 홍보 마케팅 수립 등 관광객 유치에 최선을 다했다. 주로 원도심의 근대문화유산을 활용하여 군산을 관광도시로 개발하였고, 2018년 약 515만명의 관광객 수를 돌파했다.
여행으로 왔지만 여행으로도 오지 않을 군산
지역경제 발전의 수단으로 군산을 관광지로 개발하면서 군산이 지닌 ‘일상의 스토리’와 ‘본래의 가치’는 잊혀지고 있다. 포털사이트에 군산 여행을 검색하면 가장 많이 따라붙는 연관검색어가 ‘당일치기 여행지’다. 군산 여행 콘텐츠가 대부분 눈으로 보고 그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어 숙박 형태로 체류하면서 지역의 문화와 사람을 이해하고 체험하는 연계형 여행 콘텐츠는 부족하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소위 말해 ‘핫’하다는 군산의 명소를 살펴보면 카페, 중식당, 맛집 등과 같이 짧은 시간에 한끼 식사를 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여기서 악순환은 군산이 당일치기 여행객이 원하는 장소로 맞춰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일치기 일정에 따라 낮에만, 주말만 운영되는 곳들이 늘어났다. 사람으로 가득했던 주말의 원도심은 오후 3시 이후 노란색 빵 봉투와 함께 썰물 빠지듯 사라진다. 관광도시의 안정적인 성장과 운영을 위해서는 재방문객 비율을 높이는 전략이 필수적이지만, 군산을 또 방문할 것이냐는 물음에 많은 사람이 ‘한번 올 곳, 다시 오진 않을 것 같아요’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다.
마을이 호텔이 되는 커뮤니티호텔
체류는 곧 소비다. 국내 관광여행에서 재방문 의사에 ‘숙박시설’이 높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남에도, 군산 원도심의 숙소들 대부분이 당일치기 혹은 잠만 자는 여행객을 위한 곳으로 운영되고 있다. 우리는 정주인구가 줄고 낮과 주말에만 운영되는 ‘관광지화된 마을’이 아니라 재미있는 놀이, 여러 가지 문화가 깃들어 ‘여행처럼 사는 마을’이 될 방법을 연구했다. 환대(Hospitality)와 휴먼터치(Human Touch)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 숙박형 커뮤니티 공간 ‘커뮤니티호텔’을 대안으로 제안했다. 마을이 호텔이 되는 커뮤니티호텔은 기본적인 컨시어지 서비스에 ‘로컬’과 ‘커뮤니티’라는 키워드를 더한 개념이다. 투숙객이 자연스레 로컬의 일상에 스며들 수 있도록 ‘쿠폰’과 ‘마을지도’를 제작하여 로컬 식당, 펍, 카페, 샵 등을 연결한다. 여행자들이 단순소비와 표면적인 관광지로만 군산을 만나지 않고 지역과 현지 커뮤니티와 연결(link)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단순소비보다 여행지에서의 ‘일상의 장면’이 더 기억에 남는다. 지역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 속으로 여행자를 초대하고, 그렇게 지역에 속해보았던 경험이 연결고리가 되어 일상으로 돌아간 이후에도 다시 찾고 싶은 동기를 부여한다. 도시의 관광화가 아닌 리빙화를 통해 생활터전과 그곳의 사람을 만나게 함으로서 여행자와 지역사회를 연결한다.‘유명 여행지’가 아니라 ‘여행처럼 사는 마을’이 되도록 한다.
여행에서 지역재생으로
‘여행은 살아보는거야!’ 현지인의 집에 머물면서, 현지 커뮤니티 행사와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에어비앤비의 캐치프레이즈(광고, 선전 따위에서 남의 주의를 끌기 위한 문구나 표어)다. 여행자를 지역민과 연결하고 지역에 참여시킴으로서 특별한 기억을 심어준다. 앞서말한 군산의 지역적 특징과 배경을 바탕으로 로컬프렌들리는 지역재생을 위한 비즈니스를 고민했다. 우리는 ‘지역재생’과 ‘커뮤니티(공동체)’를 중심으로 하는 커뮤니티형 비즈니스를 기획했다. 사실 이러한 움직임은 처음이 아니다. 청년을 필두로 한 도시재생 사업은 서울의 을지로 등을 비롯하여 이미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수많은 청년을 중심으로 하는 도시재생들 사업은 시작은 좋았으나 끝은 항상 싸늘하게 식어버린 청년마켓이 되어 버린다. 도시재생과 재개발에서 투기꾼과 건물주만 배부르게 하는 불평등만 남는 것이다. 도시재생에서 중요한 것은 건물 수리, 도로정비 등의 하드웨어적, 지원금 중심의 사업추진이 아니다. ‘어떤 사람들을, 어떻게 모여 살게 할 것인가’의 실질적인 대책을 고민하고 실행해야 한다. 즉, 건물 경제 차원의 재생에서 나아가 문화 재생까지 나아가야 한다. 커뮤니티호텔을 통해 군산을 방문한 여행자들이 계속해서 군산에 올 수 있도록, 나아가 여행처럼 사는 지역의 일상을 기대할 수 있도록, 하루를 여행해도, 하루를 사는 것처럼 군산을 만날 수 있도록 우리는 계속해서 우리는 즐거운 커뮤니티를 만들어간다. 여행지가 아닌 여행처럼 사는 군산이 될 수 있도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