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근로자 고용개선에 관한 법’ 통과 촉구 성명서
가사노동자 70년의 족쇄를 이제는 끊어버리자!
21대 국회는 가사근로자 고용조건 개선법을 즉각 처리하라!
일명 가사도우미, 베이비시터, 산후도우미라고 불리는 가사노동자들은 이제 우리 사회와 가정에서 없어서는 안될 필수인력이 되고 있다. 국가적으로는 중고령 여성들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맞벌이 가정에는 휴식과 충전을 제공하고, 아이와 산모의 건강과 성장을 돕는 중요한 노동이다.
하지만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후 현재까지 근 70년 동안 가사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 11조 가사사용인 제외”로 법의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노동자의 노동권이 확장되고 있지만 유일하게 가사노동자들만 ‘무권리의 감옥’에 갇혀 있다.
노동자 보호의 모든 것이 ‘근로기준법’ 하나로 통하는 한국에서 우리의 처지는 이러하다. 코로나19로 일자리가 줄어들었지만 휴업, 휴직급여를 받지 못한다. 개인 가정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소득 증명이 어렵고, 고령자의 경우 정보에 밝지 못하기 때문에 정부지원금을 신청조차 못한 사람이 많다.
내 힘으로 열심히 최선을 다해 일을 한 결과는 ‘근골격계 질환’이다. 파스를 붙이고 침을 맞아가며 일을 한다. 병가는 커녕 일하다 다쳐도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다. 5년을 일하건 10년을 일하건 퇴직금은 꿈도 꿀 수 없고, 직장을 증명할 수 없으니 은행 대출, 직장건강검진도 딴 나라 이야기이다. 최저임금 1만원이다, 연차수당 확대다 하고 신문방송에서 떠들어도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월차 한 번이라도 받아보는 것이 꿈이다.
18대 국회부터 20대 국회까지 매번 보호법안이 발의되었지만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폐기되어 버렸다. 이는 국가의 필수인력인 우리 가사노동자에 대한 완전한 무시이다. 말로는 여성 존중이다, 일자리가 중요하다 하지만 실제로 일을 하고 있는 중고령 여성노동자에 대한 완전한 무시이다. 노동존중사회라고 하지만 우리가 설 자리는 어디에 있단 말인가.
지금 21대 국회에는 정부, 여당, 야당이 발의한 3개의 유사한 가사근로자 고용개선법이 놓여 있다.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환경노동위원회는 즉각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 이 법은 10년에 걸쳐 여성단체, 시민단체, 노동단체들이 요구해왔다. 노동자뿐 아니라 돌봄서비스 이용자도 보호하고 일자리를 확대한다는 대의로 상공회의소 같은 기업단체들도 적극 동의하는 법안이다. 국회는 가사노동자법 즉각 처리하라! 비쟁점법안 최우선 처리하라!
노동자 보호에 직접적 책임이 있는 노동부는 모든 것을 ‘법 통과’에만 미루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 산업안전교육, 표준계약서 쓰기, 직업훈련은 당장이라도 실시할 수 있다. 확대되고 있는 고용보험, 산재보험 적용 대상에 당장 가사노동자를 포함시켜라! 가사노동자 사회적기업, 협동조합을 적극 육성하라! 가사노동자 협동조합은 교육훈련, 배상보험, 공제사업 등 정부가 손 놓고 있는 모든 영역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정부는 가사노동자에게 직업훈련, 고용산재보험 즉각 제공하라!
우리는 나와 우리의 동료들이 안정적 일자리,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받을 때까지 끝까지 싸우고 요구할 것이다. 우리의 후배들이 좀더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끝까지 힘을 합쳐나갈 것이다.
2020년 11월 4일
한국가사노동자협회, 한국YWCA연합회 회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