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규제를 넘어 — 비영리·공익법인 제도개선 방향 모색

비영리·공익법인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토론회
한국YWCA연합회는 재단법인 동천, 이학영 국회부의장, 국회시민정치포럼과 함께 11월 18일(화)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비영리·공익법인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신간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 묶인 비영리·공익법인」출간을 기념하며, 현행 제도 아래에서 비영리·공익법인이 겪는 다양한 제약과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장에는 비영리법인 및 시민단체 활동가, 회계사, 변호사 등 관련 분야 전문가 약 50여 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조은영 한국YWCA연합회 회장
토론회는 조은영 한국YWCA연합회 회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문을 열었다. 이어 이학영 국회부의장과 송재봉 국회의원(국회시민정치포럼 책임연구의원)이 축사를 전하며, 시대 변화에 맞지 않는 현행 규제가 비영리·공익법인의 활동을 제약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체 진행은 유욱 재단법인 동천 이사장이 좌장을 맡아 이끌었다.
■ 주요 발제 — 비영리·공익법인 제도개선의 핵심 쟁점들

첫 번째 발제에서 류홍번 시민사회활성화전국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역대 정부의 시민사회 정책 흐름을 짚으며 성과와 한계를 설명했다. 그는 공익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제도 전반에 대한 체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동순 한국YWCA연합회 국장은 지역 YWCA 조직 재구조화 과정에서 마주한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현행 비영리법제도의 불합리성을 지적했다. 설립허가주의로 인한 제약, 행정관청마다 다른 지침과 해석, 복잡한 절차로 인한 현장의 혼란 등을 언급하며 “이제는 설립허가주의를 폐기하고 통합적·일관된 법제 정비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세 번째 발제에서 송호영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민법상 비영리법인 설립 허가주의의 문제를 분석하며, 인가주의 도입 검토와 더불어 합병·분할 규정 마련 등 법체계의 현대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희숙 재단법인 동천 변호사는 공익법인법의 주요 쟁점을 설명하고, 규제 중심의 현행 감독체계를 넘어 지원 기능을 포함한 통합관리기구로서 ‘공익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 필요성도 폭넓게 제기됐다.

황인형 재단법인 동천 변호사는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기부금품법의 기원과 한계를 짚으며 대대적인 개편, 나아가 폐지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지방세제가 기부 활성화를 저해하고 있다며, 공익활동의 기반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일석 한국공익법인협회 상임이사는 출연재산 의무사용 규정, 사후관리 기준, 상증세법의 불합리성 등 공익법인 사후관리제도의 총체적 개선을 제안했다.
마지막 발제를 맡은 법무법인 더함의 정순문 변호사는 상시 구성원 100인 요건과 실효성이 약화된 조세감면·우편요금 감면 조항 등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의 현실성을 짚으며 제도 전반의 재정비 필요성을 강조했다.
■ 지정토론 — “현장의 목소리가 제도 변화를 이끈다”
이어진 지정토론에서는 정부와 시민사회가 각각의 시각에서 현실적인 제도 개선의 필요성과 입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광영 국무총리비서실 시민사회비서관은 제안된 개선방향이 실제 입법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며, 이를 위해 국회를 적극 독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김소연 사단법인 시민 정책위원장은 현행 비영리·공익법인 관련 제도가 사실상 규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정명희 공익네트워크 우리는 대표는 기준 없이 누더기처럼 덧대어진 규정들로 인해 불필요한 행정업무가 반복되고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현장의 목소리를 기반으로 제도를 근본적으로 재정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국YWCA연합회는 이번 토론회를 통해 비영리·공익법인을 둘러싼 복잡한 법·제도 환경이 공익활동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현실을 공유하고, 개선 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모았다. 연합회는 이를 바탕으로 공익활동이 보다 자유롭고 활기 있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