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YWCA연합회, 후쿠시마 핵발전소 참사 12주년 맞아
노후 핵발전소 고리2호기 당장 폐쇄! 외쳐
– 고리2호기 수명연장–핵폐기장 반대 대규모 탈핵 집회, 부산에서 열려
– 노후 핵발전소의 위험성 시민들에게 알려
–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반대
– 핵폐기물 임시저장 시설 반대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누출된 ‘후쿠시마 핵발소 사고’ 가 올해로 12주년을 맞았다. 지난 2023년 3월 11일, 세계최대 핵발전소 밀집지역인 부산에서는 설계 수명이 다한 노후 핵발전소 사고를 우려하는 시민들이 ‘고리2호기 수명 연장(계속운전) 중단’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3월 11일 오후 2시 부산진구 송상현 광장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12주년을 맞아 ‘고리2호기 수명 연장·핵폐기장 반대 범시민운동본부(이하 범시민운동본부)’ 주관으로 ‘고리2호기 수명 연장·핵폐기장 반대 시민대행진’ 행사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에서 ‘탈핵 한국’을 염원하는 시민 3천여 명이 모였다. 대구, 대전, 울산 등지와 충남, 경기, 광주 전남 지역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행사 참여자들은 ‘기억하라 후쿠시마’, ‘방사능 싫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한다’, ‘핵폐기물 임시저장시설 반대한다’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고리2호기 수명 연장에 반대했다.
2015년 2월 ‘노후 핵발전소 고리 1호기 폐쇄’ 10만 서명을 당시 서병수 부산시장에게 전달하며 2017년 고리1호기 영구정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한국YWCA는 이날 전국 17개 회원YWCA(광주, 군산, 거제, 김해, 남원, 대구, 마산, 부산, 사천, 수원, 익산, 울산, 전주, 진주, 진해, 창원, 청주YWCA)에서 고리 2호기 수명 연장 반대를 외치는 100여 명의 활동가들이 부산 송상현광장에 모여 “고리2호기 수명 연장 반대! , 고리2호기 즉각 폐쇄!” 구호와 “핵발전은 죽음이다. 핵발전소 중단하라!”를 외쳤다.
부산YWCA 이경아 국장과 환경운동연합 권우현 팀장의 사회로 진행된 ‘후쿠시마 핵사고 12년 탈핵행진’은 전국단위의 연대체인 ‘후쿠시마 핵사고 12년 탈핵행진준비위원회’와 부산 지역의 현안으로 새롭게 조직된 연대체인 ‘부산고리2호기 수명연장 핵폐기장 반대 범시민운동본부(이하 범시민본부)의 공동주최로 진행됐다.
이번 부산 탈핵행진에는 현수막 없이 진행하는 대신, 전국에서 머리띠, 우산 등과 같은 개성있는 행진 소품과 다양한 문구의 피켓을 직접 만들어 정부에 강력하게 요청하고 시민들에게 알리는 문구를 들고 행진했다.
특별히 탈핵행진 집회의 여는 말씀에는 범시민본부 고문으로 하선규 전 부산YWCA 회장님의 발언과 정미라 종교환경회의 천도교한울연대 상임대표의 발언이 이어졌다.
제주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집회 영상 송출 이후에는 이향희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의 발언이 있었다. 이어 오하라 츠나키 핵없는세상광주전남행동 교육홍보팀장의 발언도 이어졌다. 아이씨 밴드의 노래 공연에 이어 후쿠시마 핵사고 12년 탈핵행진 선언문 낭독이 있었다. 마지막 순서에는 한국YWCA 활동가들이 나서 ‘핵을 반대합니다.’, ‘아이들에게 생명을’ 이라는 노래와 율동 퍼포먼스로 송상현광장에서 삼전 로타리와 동외 로타리, 서면 로타리로 행진의 분위기를 돋웠다.
이어 부산시내 한복판을 통과하는 행진이 이어졌다. 송상현광장에서 시작해 세 개 팀으로 나뉘어 삼전로터리와 동외로터리, 서면로터리를 거쳐 서면 금강제화 앞까지 진행됐다. 10개의 만장과 풍물이 선두에 선 행진 대오는 방송 차량에서 나오는 행진 담당자의 안내에 따라 부산 시내가 떠나가도록 함께 외쳤다.
“고리2호기 수명연장 반대한다!, 고리2호기 즉각 폐쇄하라!”
“핵발전은 죽음이다. 핵발전소 중단하라!” “신규핵발전소 건설 중단하라!” “노후핵발전소 수명연장 말고 즉각 폐쇄하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한다!” “핵폐기물 임시저장시설 반대한다!” “탈핵, 정의로운 에너지전환 실행하라!” “기억하라 후쿠시마, 핵없는 세상으로!”
부산시민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행진 대오를 유심히 지켜봤고, 서면시장 앞을 지날 때에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에는 박수를 보내는 시민들이 있을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 후쿠시마 핵사고 12년 탈핵행진은 거의 1시간 가량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행진 내내 함께 외쳤던 고리2호기 수명연장과 핵폐기장 반대를 염원하는 ‘탈핵 구호’를 외치면서 이날 총 2시간에 걸친 부산 탈핵 집회를 마쳤다.
별첨1: 후쿠시마 핵사고 12년 탈핵행진 선언문
후쿠시마 핵사고 12년, 핵 없는 세상으로 행진하자!
오늘 3월 11일은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 12년이 되는 날이다. 동일본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정전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1~4호기의 11기 원자로의 냉각수 공급에 차질을 빚고 결국 수소폭발로 이어졌다. 이 사고는 체르노빌 핵사고와 같이 국제원자력사고등급 중 가장 높은 등급인 7등급으로 기록되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1,3,4호기의 폭발로 인한 대량의 방사성물질은 인근 대기와 토양을 오염시켰으며, 제염을 위한 토양 폐기물만 도쿄돔 11개 분량에 달할 정도다. 지금도 핵발전소 반경 40km 이내에 거주했던 사람들의 70% 정도는 여전히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녹아내린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 투입된 바닷물은 결국 방사성 오염수가 되어 2023년 2월 말 기준으로 133만 톤에 이르렀다. 일본 정부는 이 많은 양의 방사성 오염수를 올해 여름 이전에 바다에 흘려보내겠다고 발표했다. 12년 전의 사고로 해당 핵발전소는 영구 폐쇄되었지만, 그 오염과 피해는 멈추지 않고 더 확대되고 있다.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전세계는 핵발전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서둘렀다. 여기에 점점 가속되는 기후위기는 더 빠른 에너지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정책은 이 흐름을 거스르고 있다. ‘원전 최강국’이라는 정책 방향 아래 신한울 3,4호기(울진 9,10호기) 신규 건설, 노후핵발전소 18기 수명연장, 임시 핵폐기장 건설,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지원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핵발전 확대 정책은 우리 사회의 위험을 늘릴 수밖에 없다.
특히 오는 4월 8일이면 40년의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고리2호기의 수명연장 추진 상황만 보더라도 핵발전소 안전과 지역주민들의 의견이 처참하게 묵살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부산 지역 주민들과 시민사회가 고리2호기 안전과 수명연장 과정의 비민주성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으나 전혀 수용되지 않은 채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 무려 10기의 핵발전소가 밀집된 부산과 울산에 더 큰 위험을 떠안기는 형국이다. 이 문제는 비단 부산에서 끝나지 않는다. 한수원은 올해 안에 영광 한빛 1~2호기, 경주 월성 2~3호기 수명연장도 신청할 계획이다. 정부의 계획이 강행되면 윤석열 정부 5년 동안 무려 노후핵발전소 10기에 대해 18번(중복 포함)의 노후핵발전소 수명연장이 진행될 수 있으며, 이는 핵발전 안전을 더욱 위협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정부는 핵발전을 중단없이 계속 가동하기 위해 각 핵발전소 지역에 임시 핵폐기장을 건설할 계획을 세웠다. 영광 핵발전소는 2030년에, 고리 핵발전소는 2032년에 소내 임시저장시설이 포화될 것이라는 정부의 예측에 따라 핵폐기물을 보관할 임시 저장 시설을 짓겠다는 것이다. 이는 안전을 담보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일방적으로 핵발전소 지역에 핵폐기물 책임까지 떠넘기려는 무책임한 정책이다.
우리는 태풍이나 호우, 가뭄 등의 이상기후에 핵발전소가 얼마나 취약한지 똑똑히 보았다. 또한 핵발전이 온실가스 감축에 효과적이지도 않을뿐더러 오히려 더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전히 핵발전 확대를 추진하는 것은 후쿠시마 핵사고의 교훈은 모두 잊고, 핵발전의 이익만 취하겠다는 어리석은 행태다.
한국은 폐로 절차에 들어간 2기의 핵발전소를 제외하더라도 무려 25기의 핵발전소를 운영하는 핵발전 밀집도가 세계 최대 국가다. 거기에 신규핵발전소 건설과 노후핵발전소 수명연장, 임시 핵폐기장 건설이 더해진다면 안전한 사회는 더욱 요원하다. 핵발전은 사고의 위험 외에도 지역에 희생을 강요하고 생태계를 위협하고 미래에 위험을 떠넘기는 등 정의롭지 못한 에너지원이다. 핵발전소 지역에 피해와 책임을 떠넘기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은 자명하다. 지금의 잘못된 결정이 가져오는 위험과 부정의함은 앞으로 누가 책임질 것인가.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핵발전의 위험에 공감하고 더 이상의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던 시민들은 여전히 탈핵 사회로의 이행을 바라고 있다. 특히 기후위기로 핵발전의 위험이 더욱 가중되고, 핵발전이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걸림돌이 되는 지금, 탈핵 사회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하루빨리 핵발전을 멈추고 안전한 세상을 만드는 길, 탈핵을 향한 우리들의 행진은 계속될 것이다.
- 신규핵발전소 건설 중단하라
- 노후핵발전소 수명연장 말고 즉각 폐쇄하라
-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한다
- 핵폐기물 임시저장시설 반대한다
- 탈핵, 정의로운 에너지전환 실행하라
- 기억하라 후쿠시마, 핵없는 세상으로!
2023년 3월 11일
후쿠시마 핵사고 12년 탈핵행진 준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