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키다리모임이 2020년 8월 29일(토) 온라인 회의 줌에서 열렸다. 75명의 ‘키다리’(키다리학교 청소년)와 ‘키쌤’(키다리학교 운영을 지원하는 사람-주로 대학․청년Y 회원) ‘크쌤’(키다리학교 운영을 지원하는 사람-주로 실무활동가)이 참여했다. 다양한 나눔을 통해 키다리는 코로나19와 상관없이 우리가 계속 만나야 하는 이유를 되새기며 앞으로의 만남을 약속했다.
글 : 천유란(연합회 조직혁신정책국 간사)
키다리, 우리는 만나야만 했어!
청소년이 지역에서 주체적으로 활동하도록 지원하는 ‘키다리학교’가 코로나19로 인해 상반기 오프라인 활동을 전면 중단하게 되었다. 예기치 못한 사회적 멈춤 상황 가운데, 만나서 모든 것을 계획하고 만들어가는 재미가 중요한 키다리학교는 그저 코로나19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한 달 두 달…기약 없이 시간만 흘러가는 동안 만나지 못해 아쉬워하는 사람들은 키다리뿐만이 아니었다. 키다리학교 활동을 지원하는 키쌤(운영진)과 실무활동가들 역시 반복되는 지역 확산 속에서 계획했던 키다리와의 만남이 불발될수록 활동의 동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이 상황이 언제 끝날지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고 오프라인 모임만 기다리며 더이상 이 상태를 지속할 수 없었다. 우리는 새로운 활력이 필요했고, 무엇보다 모두 잘 지내고 있는지 서로의 안부가 궁금했다. 그렇게 75명의 키다리와 키쌤이 서로에게 희망을 주고 안부를 주고받기 위해 8월 29일(토) 전국키다리모임 ‘키다리, ZOOM IN’이 열렸다.
키다리가 재미있는 이유
그동안 키다리들이 경험한 온라인 활동은 일방적 방식의 강의나 교육밖에 없었다. 게임처럼 재미있지도 않았고 내 생각을 말하며 표현할 수도 없었다. 오프라인 활동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활동도 재미없으면 참여하기 싫어진다. 온라인 공간 속에도 ‘내 자리’와 ‘내 목소리’ 그리고 함께 만나서 경험하는 ‘재미’가 필요하다.
키다리학교는 뜻밖의 재미있는 요소들이 때때로 튀어나온다. 역시나 이번 전국키다리모임도 마찬가지였다. 모임 시작 직전 어디선가 기타소리가 흘러나왔다. 조용한 분위기를 뚫고 재미없는 분위기를 살리고자 순천 박성수 키다리가 기타연주를 시작한 것이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요청한 것도 아니다. 그 순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했고 기타가 옆에 있었던 것뿐이다.
덕분에 모든 참가자들은 자연스럽게 모임에 몰입할 수 있었다. 오프닝 순서에서는 최선화 선생님과 마이크를 켜지 않고도 서로의 의사를 알 수 있는 손가락 ‘네’를 배웠다. 그리고 박수 대신 양손을 별처럼 반짝이며 화면을 채우면서 호응하는 방법도 알게 되었다. 우리만의 수신호를 배우고 소그룹에서 우리의 이야기를 펼쳤다.
운이 좋게도 이번 전국키다리모임은 재미있었다. 그 증거로 키다리들이 자발적으로 다음 모임을 기대하고 계획하는 것으로 들 수 있다. 청소년들은 재미없으면 다시 오겠다는 말을 절대로 하지 않는다. 키다리들이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준비가 필요한데, 행사를 ‘일회성 행사’로 그치지 않도록 하고 참가자들을 충분히 독려해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이를 준비하는 키쌤(운영진)들의 역할이다.
키다리를 이끄는 키쌤(운영진)의 힘
연합회는 지역에서 YWCA 청소년활동을 자치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운영방안 마련을 위한 ‘키다리학교 연구 TF팀’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4월부터 격주로 온라인 회의를 진행하며, 8개의 키다리학교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지역 상황을 반영한 활동들을 전개했다.
상반기에는 YWCA 청소년활동가로 재도약하는 키쌤들을 직접 지원하며 상시적인 지역 상황을 공유받고, 두 번의 ‘키쌤 워크숍’ 개최를 통해 역량을 강화했다. 이렇게 준비된 키쌤들을 기반으로 전국키다리모임을 개최할 수 있었다.
키쌤들은 이번 전국키다리모임의 목적인 키다리들이 어떻게든 ‘모여야 한다’는 뜻에 함께하며, 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했다. 또한 키다리들이 두 시간 내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여러 요소들을 만들어주었다. 전국키다리모임은 미리 준비된 회원YWCA 소개영상을 상영하며 서로의 YWCA를 이해하고, 키쌤들이 이끄는 소그룹시간에는 자신들의 캐릭터를 그려 소개하고, 코로나19와 관련된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지막으로 다시 전체 모임을 갖고 사다리타기 게임을 통해 이후 지역별로 다시 한 번 만나는 시간을 정했다.
전국키다리모임의 즐거운 시간은 결코 프로그램 하나를 재미있게 기획했기 때문이 아니다. 전체 과정을 지원하고 키다리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게 독려하며, 무엇보다도 책임감을 갖고 끝까지 키다리들과 함께한 키쌤(운영진) 덕분에 몰입할 수 있는 재미있는 시간이 되었다.
어디서든 무엇이든 가능해! ZOOM IN!
그동안 키다리학교에서는 얼굴 맞대고 모여서 아이디어를 짜내고, 함께 어딘가를 찾아가고, 무언가를 만들며, 맛있는 음식을 먹었던 즐거운 활동은 당분간 못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익숙하지 않은 온라인에서의 만남에서 무미건조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상황 가운데 우리는 ‘만남’을 멈추지 않았고 많은 것을 경험하고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코로나19로 잃어버린 것들을 함께 아쉬워하고 그 와중에 우리가 얻게 된 것들을 나누며 희망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미래를 이야기하며 서로의 지역에 직접 찾아갈 수 없다면 각자 살고 있는 동네를 촬영해서 랜선여행을 해보자는 의견도 나왔고, 다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게임을 만들어 즐거운 만남을 시도해보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이번 전국키다리모임을 통해 우리는 어디서든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경험을 했다. 우리는 끊임없이 만나고 연대하는 시도가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