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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발전기본법 제정 추진의 의미와 과제

류홍번(시민사회활성화전국네트워크 운영위원장)

 

시민사회 활성화와 제도

 

사회 3분론과 시민사회 중심의 사회발전론

현대 사회 운영구조로 ‘3분 사회론은 익히 알려진 바이다. 국가(정부)-시장(기업)-시민사회(시민사회조직) 3영역으로 구분하고, 시민사회를 제 3섹터로 정의하고 있다. 과거 국가(1섹터)와 시장(2섹터) 주도의 사회가 실패하면서 제 3섹터로서의 시민사회 역할의 중요성이 부각되어 왔다. 즉 국가와 시장 중심의 사회발전 전략에서 벗어나 ‘강한 시민사회’ 건설을 통한 사회발전 전략이 제시되고 있다. 

 

시민사회 활성화는 국가의 책무

 

서구사회는 오래 전부터 시민사회 활성화, 강한 시민사회를 국가의 핵심전략으로 수립하고 있으며, 이를 국가의 책무로 인식하고 있다. 정부가 경제발전을 위해 시장의 생태계를 조성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정책을 수립하고 관련 법제도를 제정하며 지원체계를 구축하듯이, 시민사회의 생태계를 조성하고 시민사회조직 역량을 강화하고 경쟁력과 힘을 키우는 제도 및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것 또한 국가의 책무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대표적으로 영국 노동당 토니 블레어 정부는 영국이 처한 사회문제의 해결을 위한 강한 시민사회 형성의 필요성을 인식하여, 정부와 시민사회 간 공동비전과 이행계획을 담은 「사회협약」 체결(1998년), 지방정부와 시민사회 간 사회협약 체결(1999년), 정부-시민사회 간 파트너쉽을 통한 5개 목표를 담은 비전을 발표(2010년)하고, 이를 담당할 기구로 정부 내 시민사회청을 신설하였었다. 이어 집권한 보수당의 케머런 정부는 2010년 시민에게 더많은 참여와 권한, 역할을 강화하는 「빅소사이어티」를 제시하고, 2018년에는 지역과 마을에서부터 시민사회의 역할을 강화한 시민사회전지방정부에서는 자원봉사 및 공동체 섹터 전략 립하기도 했다영국은 정당과 정파를 떠나 영국사회가 처한 사회문제를 시민사회 활성화를 통해 해결하려는 국가전략을 추진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한국사회에서의 시민사회의 성장과 한계

 

1987 6.10 민주항쟁 이후 한국사회에서의 시민사회 역은 지속 성장하여 왔지만 시민사회 활성화를 국가차원의 정책적·전략적 접근을 해본 경험은 없었다. 김대중 정부는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1999년)」을 제정하였지만 ‘단체 지원사업’ 정도로 추진되었다. 노무현 정부는 2003년 국무총리 산하 「시민사회발전위원회」를 설치하였지만 시민사회 정책 논의 기구 이상을 넘어서지는 못하였다. 촛불시민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시민사회 성장과 발전’을 주요 국정 과제로 반영하였다는 점에서 이전 정부와 비해 차이가 있지만 실제 국정 운영에서 시민사회 중심의 사회발전 정책을 추진했는지는 의문이다. 그런 점에서 아직 시민사회 영역의 성장과 생태계 조성 등에 대한 국가 차원의 종합적인 정책이자 전략으로 발전하지는 못했다.

 

이제 한국사회에서도 시민사회에 대한 인식과 정책, 지원체계가 근본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시민사회 활성화 정책이 기후위기, 코로나19 위기,사회 갈등 및 불평등 위기 등 한국사회가 처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 발전전략으로 본격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이런 요청 앞에 시민사회발전기본법 제정은 새로운 촉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민사회발전기본법 제정의 경과와 의미

 

추진 및 진행 경과

시민사회발전기본법은 200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시민사회의 핵심적인 전략적인 입법과제였다.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대통령후보 공약사항으로 <시민사회 입법 및 제도개선 10대 정책과제> 중 하나로 제안되었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여 100대 국정과제 중 6번째 과제 ‘시민사회 성장기반 마련’에 반영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되게 되었다.

 

시민사회발전기본법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진선미·권미혁 의원이 ‘공익증진을 위한 시민사회발전기본법안’명으로 입법발의 하였으나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되었다. 현 21대 국회에서는 진선미·민형배 의원이 발의한 상태이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내 입법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다만 긍정적인 것은 그동안 시민사회발전기본법 제정에 소극적이었던 정부(행안부)가 법 제정의 필요성에 공감하여 부처 및 지자체, 시민사회 의견을 적극 수렴해 별도의 법안을 작성하였다는 점이다. 또한 시민사회발전기본법 제정이 늦어지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3년이 지난 2020년 5월에 ‘시민사회 발전과 공익활동 증진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이 과도기적인 법령으로 제정되었다는 것이 그것이다. 비록 대통령령이지만 국가가 시민사회 활성화를 국가의 책무로 규정하고 시민사회 생태계 조성을 주요 시책으로 제시한 최초의 법령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에 근거해 「4기 시민사회발전위원회」가 출범(2020.8월)하였고, 「국가 시민사회발전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완료(2020.6월 ~ 2021.1월)되었으며, 「시· 시민사회 발전과 공익활동 증진을 위한 표준조례」를 작성하여 ·도에 권고(2020.12)하면서 서울, 충청남도, 울산시 · 차원에서도 조례 제정이 산되고 있다.

 

시민사회발전기본법 주요 내용

– 명칭 :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을 위한 기본법안 (총 12조와 부칙으로 구성).

⓵ 목적 (안 1조)

  • – 이 법안은 경제적·사회적 현안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공익 활동을 촉진하고, 정부와 시민사회 간 소통·협력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사회의 발전 및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함.
  •  

⓶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안 제3조)

  1. 1.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시민사회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각종 환경 조성 및 지원 시책 수립·추진
  2. 2.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시민사회 활성화 정책 수립·시행·평가 시 시민사회와 협의 및 협력체계 구축 노력.

 

⓷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을 위한 기본 원칙 (안 제4조)

  1. 1. 시민사회의 자율성·다양성·독립성을 보장할 것
  2. 2. 사회문제 해결에 있어 공익활동의 사회적 기여 존중
  3. 3. 공익활동을 제약하는 제도 개선
  4. 4. 공익활동 촉진 시민사회 전반에 다양하고 공정하며 실질적인 지원 방안 마련
  5. 5. 정책의 수립·시행·평가 과정에서 시민사회와의 소통·협력 강화

 

⓸ 기본 계획과 연도별 시행 계획 (안 제5조~제8조)

  • – 행안부 장관은 기본계획(5년) 수립, 관계 중앙행정기관장은 시행 계획 수립
  • – 시·도지사는 기본계획에 따른 시·도 기본계획(5년)과 시행 계획 수립

 

⓹ 시민사회위원회 (안 제9조~제10조) 총리 소속으로 시민사회委 설치, 시·도지사는 시·도 시민사회委 설치

  

⓺ 한국시민사회재단 설립 (안 제11조) 시민사회활성화 및 공익활동 증진 사업·정책 등 지원 추진

 

⓻ 지역 시민사회지원센터 설치(안 제12조)

  • – 시·도는 ‘시·도 시민사회지원센터’ 설치 또는 전문기관 지정(강행)
  • – 시·군·구는 ‘시·군·구 시민사회지원센터’ 설치 또는 전문기관 지정(임의)

 

시민사회발전기본법 제정 추진의 의미

첫째, 시민사회의 활성화에 대한 국가의 책무와 정책적 역할을 규정한 최초의 법률이라는 점이다.

시민사회발전기본법의 가장 큰 의미는 시민사회의 활성화에 대한 국가의 책무와 역할에 필요한 법률 근거를 최초로 마련했다는 것이다. 물론 2020년에 제정된 시민사회 발전과 공익활동 증진을 위한 규정이 시민사회발전기본법 조항의 상당한 내용을 반영하고 있지만 법적 강제력과 실행력 측면에서 법률과 비교될 수는 없다. 대통령령은 정책적 기능은 가능하나 예산을 수반하는 실행기구 설립은 불가능하다. 이에 비해 제시된 법안에는 실행기구인 ‘한국시민사회재단’를 설립하도록 하고 있어 정책 실행력 측면에서 근본적 차이가 있다.

 

또한 대통령령은 중앙행정기관에는 규정력을 가지나 구속력에는 한계가 있으며, 지방자치단체에게는 권고적 규정이라는 한계를 지닌다. 특히 정책 추진에 수반되는 예산 확보에서도 엄청난 큰 차이가 있다. 따라서 ‘대통령령’에서 ‘법률’로 제정된다는 것은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한 대상범위가 확대될 뿐만 아니라 정책의 수용력과 구속력, 실행력이 확고히 담보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둘째, 시민사회 활성화 및 생태계 조성의 다양한 정책 근거가 마련된다고 볼 수 있다.

법안에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로 ◼︎시민사회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각종 환경 조성 및 지원 시책 수립·추진 ◼︎시민사회 활성화 정책 수립·시행·평가 시 시민사회와 협의 및 협력체계를 구축하도록 하였다. 한편 ‘기본원칙’에서는 ◼︎공익활동을 제약하는 제도 개선과 공익활동 촉진 시민사회 전반에 다양하고 공정하며 실질적인 지원방안 마련 ◼︎정책의 수립·시행·평가 과정에서 시민사회와의 소통·협력 강화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 외에도 ◼︎시민사회 활성화 기본계획 및 시행계획 수립 및 평가를 의무화하였고, ◼︎시민사회 조사나 통계 등을 구축할 수 있는 연구기관을 지정하도록 하고 있다. 법안의 이러한 조항은 시민사회 활성화 및 생태계 조성에 관한 근거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셋째, 지역 시민사회 활성화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었다점을 들 수 있다

법안에는 ‘시도 시민사회발전위원회 구성’, ‘시민사회 발전 공익활동 증진 · 기본계획 시행계획 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를 위해 ‘시도별 시민사회 발전 및 공익활동 증진 조례 제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지역과 풀뿌 차원에서 시민사회를 확대·강화할 있는 기반이 마련 것이다. 시도 시민사회 활성화는 지역사회 문제해결과 협치의 중요한 토대가 될 것으로보인다. 대통령령 제정 이후 3개 광역에서 조례가 제정되었거나 제정 단계에 있으나, 안이 제정될 모든 지자체에서 시도 조례와 기구를 설립, 다양한 시책 사업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 시민 사회 활성화의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시민사회발전기본법 제정을 위한 시민사회의 적극적 행동 필요

시민사회발전기본법 제정은 한국사회를 실질적인 시민사회로 전환하는 데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한국사회가 처한 다양한 어려움,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는 실질적인 사회적 기반이자 역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1년은 문재인 대통령의 마지막 임기가 되는 해이다. 그런 점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시민사회발전기본법 제정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자 국정과제인 점을 고려할 때 정부여당의 책임있는 조치가 필요할 뿐 아니라 시민사회에서도 제 섹터로서의 시민사회의 확장과 성장 차원에서 ‘시민사회발전기본법’ 제정에 전 역량을 모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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