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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지속 가능한 평화와 여성평화운동을 위해

최수산나 한국YWCA연합회 국장

 

2021년 11월 2일 국내 여성평화단체들은 민간 첫 남북교류였던 남북일 여성들의 1991년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토론회를 기념하고자 “2021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국제토론회”를 개최하였다. 한국YWCA연합회를 비롯한 11개 개별단체 및 연대체들이 공동주최하고, GPPAC, WILPF, WCDMZ, 여성신문, 통일뉴스가 후원하였다. 주제는 ‘여성들이 말하는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지속가능한 평화의 길’이었으며, 현장과 온라인 줌으로 30여 명, 실시간 유튜브로 80여 명이 참여하였다.

 

1991년 시작된 남북여성교류

 

1991년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토론회는 한국여성들의 제안과 일본 여성들의 협력으로 1차 도쿄 및 고베(1991. 5. 31-6.2), 2차 서울(1991.11.25-30), 3차 평양(1992.9.1-6), 4차 도쿄(1993.4.24-30)에서 진행되었다. 주역은 남측의 이우정(신민당 수석최고위원), 이효재(여연 회장), 윤정옥(정대협 공동대표), 북측의 려연구(최고민인회의 부회장), 정명순(통일문제연구소 참사), 리연화(조선대외문화연락협회 지도원), 일본측의 도이 다카코(사회당 당수), 오타카 요시코(자민당 참의원), 미키 무츠코(미키다케오 전 총리부인), 시미스 스미코(참의원) 등이었다. 여기에 일본YWCA의 협력과 와타나베 일본YWCA 이사의 2차 서울 토론회 발제, 그리고 3차 평양 토론회의 조아라 전 광주YWCA 회장의 참여가 있었다. 주요 내용은 여성 관점의 일제 식민지배 청산과 배상, 일본군‘위안부’, 한반도의 통일, 동아시아 군축, 가부장제와 군사주의 등을 통한 아시아의 평화를 논의하였으며, 통일까지 지속을 계획하였으나 1993년 북핵 위기 발발과 남북관계 악화로 중단되었다.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토론회 개최 30년, 성과와 과제

 

2021년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토론회 1부는 필자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1991년 토론회의 성과와 과제에 대한 발제와 네 명의 지정토론이 이어졌다.

 

발제자 이현숙 여성평화외교포럼 명예대표는 30년 전 토론회의 성과를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탈냉전 흐름을 읽고 역사적 순간을 낚아채 국제 토론회를 이끌어낸 것, 여성외교 결실을 맺은 것, 분단 이후 최초로 DMZ를 넘은 것, 아시아 평화 의제를 설정하고 평화 조건을 탐색한 것,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만나는 장을 연 것,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공동과제로 채택한 것, 남북일 화해의 계기를 연 것, 각 국가 내 여성평화의 협력과 연대의 기틀을 만든 것, 2천년 대까지 이어지는 남북여성교류의 디딤돌을 놓은 것 등이다. 또한 향후 과제로는 남북여성의 공동과제를 모색하고, 동북아WPS(여성평화안보)여성네트워크 및 협력과 연대의 동북아 다자협력체제를 구축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어진 토론에서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연대의 핵심 매개체가 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공론화하고 유엔 및 각국 의회 결의안을 이끌어내며 국제 인권 레짐을 변화시켜왔음을 평가하였다. 이문숙 전 아시아교회여성연합회 총무는 아시아를 넘어 더 많은 여성들과 1325 WPS 의제를 확장할 것, 경계인 및 주변인들과 함께 하는 여성평화운동을 전개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시이 마야코 전 일본YWCA회장은 2015년 한·일YWCA가 공동발의한 핵에너지 및 무기 거부 결의안을 소개하며 핵무기와 핵발전을 포기하고 군사력 증강을 중단할 것과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와 강제징용 피해자를 위한 정의를 실현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평화의 생명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역사교육을 발전시켜 나갈 것을 제안하였다. 패티 탤벗 캐나다연합교회(UCC) 국장은 평화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존중과 상호성 관계가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캐나다연합교회는 2001년과 2004년 남북여성회의를 토론토에서 개최했으며, 2019년 3차 모임을 계획했던 바 있다. 한국기독교장로회와 세계교회협의회(WCC)를 통해 적극적 지원을 해오고 있으며 지속적 연대를 약속했다.

 

한반도와 동아시아 갈등과 평화, 지속가능한 평화를 위한 여성평화운동의 과제

 

2부는 김정수 평화여성회 대표의 사회로 라운드 테이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주요 질문은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 위협 요인, 여성의 삶에 미치는 영향, 평화 위협 상황의 해결 방향과 여성들의 협력 제안 등이었다.

 

한미경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는 북한에 대한 적대 정책과 행위들, 군사중심 문화에서 여성들의 피해 상황을 서술하며 군축 및 종전 선언의 중요성과 유엔안보리1325 결의 실행을 강조하였다. 아키바야시 코즈에 WILPF 교토 코디네이터는 일본의 식민주의와 인종주의, 가부장제와 성차별주의, 미군주둔과 한미일 동맹의 군국주의 등이 오키나와, 필리핀, 한국 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초국가적 페미니스트 평화운동과 여성주의 관점의 국방 예산 편성, 1325의 지역시민사회 행동 등을 제안했다. 앤 라이트 WCD 운영위원은 미 육군 대령이자 국무부 관리 출신이다. 미 군수 산업의 무기 판매 현실과 미군 병사들이 분쟁 정책에 이용되고 청년들과 여성들이 고통받는 상황을 통해, 여성이 경험하는 전쟁의 폐해를 드러내고 평화협정을 체결할 것과 여성들이 정치적 과정에 직접 참여 혹은 로비활동을 할 것을 제안하였다. 중국 차하르 연구소 왕 다닝은 북한의 불참과 북측 목소리가 나오지 못하는 아쉬움을 전하며, 북한의 악마화를 해체하고 시민사회 플랫폼을 통해 국제사회가 남북한 교류와 협력을 장려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북한 여성의 삶을 보여주는 자료와 연구를 통해 평화구축 과정에 남북여성 간 협력을 도모할 것을 제안하였다. 랩업 토론을 맡은 고유경 WILPF 컨설턴트는 동북아여성들의 WPS 협력체제를 구성하고 연대를 강화하자는 공통 의견을 정리하였다.

 

30년 만에 재개된 토론회는 한국, 일본, 중국, 캐나다, 미국으로 참가국을 넓혔지만, 북측 참여는 끝내 답변을 받지 못했다. 얼음장 같던 남북관계를 깨고 막혀있던 길을 걸으며 새 역사의 장을 열었던 30년 전처럼, 아시아를 둘러싼 여성들의 이 연대와 협력이 코로나와 경제 제재, 비핵화 논쟁의 남북미 관계를 풀어낼 수 있는 시작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패티 탤벗이 강조한 것처럼, 예수는 평화를 위해 말하는 자가 아닌, 평화를 위해 일하는 자에게 복이 있다고 하셨다. 우리의 말들이 문을 여는 열쇠가 되고 실질적 행동의 결과가 되기 위해 각 개인과 각 회원YWCA들이 작은 하나의 실천이라도 지역에서 이루어내기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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