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진(한국YWCA연합회 간사, (주)로컬프렌들리 대표)
YWCA청년들로 구성된 로컬프렌들리는 지역 재생과 청년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실험적 도전을 하기 위해 2019년 군산으로 파송됐다. 앞으로 총 4번의 글을 통해 군산으로 떠난 YWCA청년들의 이야기가 연재된다.
지역을 살리는 청년? 지역을 떠나는 청년
2017년 3월, 한국YWCA연합회 대학·청년 담당 간사가 되었다. 간사로 처음 마주한 대학·청년YWCA전국협의회 전국운동주제는 ‘지역을 살리는 청년’이었다. 한국고용정보원 ‘한국의 지방소멸 2018’ 보고서는 전국 시·군·구 228곳에서 89곳이 소멸위험지역이라 말한다. 지역엔 사람이 줄고 서울은 사람이 넘치는 양극화 현상 ‘서울공화국’은 뉴스가 아닌 현실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8년에도 같은 주제로 전국각지의 YWCA청년들과 지역의 이슈를 발굴하고 여러 활동들을 펼쳤다. 하지만 지역을 살리기에 청년의 삶이 녹록지 않았다. 직업·생활·주거 등 해결해야 할 삶의 문제들이 발앞에 쌓여있었다. 함께 지역을 살리기 위해 활동했던 청년들은 지역을 살리는 청년이 되기 전에 결국 일자리를 찾아 그 지역을 떠났다.
YWCA 활동이 삶이 될 순 없을까?
YWCA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들이 시민단체 활동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성’으로 어떻게 이어질 수 있는지 치열하게 고민했다. ‘YWCA 활동이 삶의 문제에서 멈춰지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삶이 될 순 없는지’, ‘삶의 지속가능성까지 담보할 순 없는지’ 더욱 쉽게 말해보자면, ‘YWCA의 가치를 바탕으로 청년들이 사회를 변화시킴과 동시에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수익까지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이 깊어졌다. 그 고민이 정점에 이르렀던 2019년, 대학·청년 담당간사 2명(연합회 김수진, 청주Y 김광식)과 YWCA 청년회원 2명(거제Y 차민규, 대구Y 손지수)이 ‘Y-LAB(YWCA 청년연구소)’이란 팀을 구성하였고 ‘로컬라이즈 군산’1) 프로젝트에 최종 선발되었다. YWCA가 100년간 지녀온 사회적 가치를 비즈니스화시키고, 지속가능한 YWCA청년모델 개발과 지역 내 청년 일자리 창출의 한 모범이 되고자 우리는 군산으로 향했다. 지역 공동체의 갈등과 지역 청년의 지속가능함에 대해 고민하며 동료들과 함께 직접 창업에 도전했다. YWCA 가치가 내재된 우리는 자연스럽게 ‘지역재생’과 ‘커뮤니티(공동체)’를 중심으로 하는 비즈니스를 운영했다. YWCA 청년들과 활동하며 체득한 ‘먹고, 마시고, 놀고, 자는’ 생활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비즈니스로 풀어내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다. 가치적 측면에서는 만점이라 할지라도,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비즈니스 영역에선 반쪽짜리에 불과했다. 그 치열한 과정에서 YWCA 청년운동과 청년조직의 실험적 모델을 지역 안에서 실제로 만들었고, 주식회사 로컬 프렌들리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우리는 자연스레 군산에 스며들어 ‘살게’ 되었다.

1 사무실 리모델링을 위해 직접 페인트 칠을 했다. 2 커뮤니티호텔 오픈 준비 중이다. 3 지역주민과 함께 원도심 재생 활동에 한창이다.
로컬프렌들리: 재밌는 지역, 살고 싶은 지역을 꿈꾸며
초기교회공동체 교제(행2:46)와 YWCA의 지역운동, 청년성에 기반을 둔 로컬프렌들리는 ‘로컬 커뮤니티 매니지먼트’ 회사로 환대(Hospitality)와 휴먼터치(Human Touch)의 가치를 바탕으로 커뮤니티를 디자인한다. 커뮤니티 공간을 운영하고, 커뮤니티 콘텐츠를 기획한다. 지역내 공동체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방향으로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현재 군산 원도심에서 ‘커뮤니티호텔 후즈’라는 숙박형 공간운영과 공간과 연계할 수 있는 커뮤니티 콘텐츠를 기획·운영하고 있다. 마을이 호텔이 되는 커뮤니티호텔은 기본적인 컨시어지 서비스에 ‘로컬’과 ‘커뮤니티’라는 키워드를 더한 개념이다. 로컬 식당과 펍, 카페, 샵 등 우리가 큐레이팅한 군산을 즐길 수 있도록 ‘쿠폰’과 ‘마을지도’를 제작했다. 숙소를 방문한 여행자들이 단순소비와 표면적인 관광지로만 군산을 만나지 않고 지역과 현지 커뮤니티와 연결(link)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YWCA 커뮤니티의 능력
실제로 커뮤니티의 단절이 가지고 오는 아픔은 여전히 사회 곳곳에 많다. 관계의 단절과 소외 문제, 외로움이 고독사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 로컬프렌들리의 커뮤니티 사업이 모든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하지만 1931년 YWCA 교사로 샘골에 파견되어 농촌계몽운동에 일생을 바쳤던 최용신 선생님처럼 군산에 사는 사람들이 떠나지 않고 재밌게 모여 살고, 지역민 커뮤니티의 분위기와 매력에 반한 외지인들이 군산을 찾고, 계속해서 군산에 올 수 있도록 우리는 즐거운 커뮤니티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지역민과의 만남에서도, 외지인과의 만남에서도 YWCA안에서 일하고 활동하며 자연스럽게 터득한 우리만의 가치와 커뮤니티 능력은 모두를 놀라게 한다. 이 달란트를 품고 우리는 오늘도 군산에 산다. 우리를 통해 군산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군산이 재밌어서, 군산의 사람이 좋아서, 그래서 그냥 군산이 좋더라’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여행지가 아닌 여행처럼 사는 군산으로 언제든 오세요.
1) 로컬라이즈 군산(Local;Rise Gunsan)은 군산을 기반으로 다양한 로컬 창업과 혁신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프로젝트다. SK E&S의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사회연대은행, 언더독스 주식회사와 함께 ‘청년혁신가’, ‘창업’, ‘지역재생’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군산에서 처음 진행되었다. (자세한 내용은 http://localrise.co.kr/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