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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건강보험제도 운영을 위한 과제

글  : 안정희(연합회 소비자운동 부장)

2021년도 건강보험률이 2.89% 인상으로 최종 결정되었다. 기존 6.67%에서 6.86%로 인상된 것이다. 2020년도 3.2% 인상에 이어 다소 낮은 수준이지만 건강보험료는 2018년 2.04%, 2019년 3,49%로 꾸준히 인상되고 있다.

 

매년 건강보험료 인상에 대한 각 계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보험료 책정은 갖은 진통을 겪으며 결정된다. 올해도 여전히 2회의 건강보험정책심의소위원회와 보험료를 결정하는 최종 본회의는 4시간 이상 3번의 정회를 거듭하면서 각계의 입장 조율을 거쳐 최종 결정이 되었다.

 

건강보험료 인상을 결정하는 최고 의결기구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이다. 건정심은 25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건복지부 차관이 위원장을 맡고, 근로자단체 및 사용자단체가 각각 2인씩, 시민단체, 소비자단체, 농어업인단체 및 자영업자단체가 각각 1인씩 추천하는 8명, 의료계를 대표하는 단체 및 약업계를 대표하는 단체가 추천하는 8명,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 공무원 2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이사장 및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원장이 추천하는 각각 1인씩, 건강보험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4인으로 구성된 공익 8명으로 구성된다. 즉, 각계각층의 균형을 이룬 대표로 구성되어 있다.

 

보험료 인상에 대한 두 가지 입장
보험료 인상에 대한 찬반 입장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보험료가 인상되면 보험료를 납부하는 근로자와 근로자의 보험료 일부를 부담해야 하는 경영계는 부담이 커지게 되므로 보험료 인상률에 대해서 훨씬 더 보수적인 입장을 갖게 되고, 의료계는 현 보험수가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제기와 보험재정을 더욱 확충하여 방역을 확대하는 것이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라는 주장으로 더 높은 보험료 인상에 찬성한다.

 

앞서 정부는 제1차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2020년~2022년 보험료율을 3.49%, 2023년에는 3.2%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올해 2월부터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감염병으로 코로나19 긴급 대응하는 과정에서 확진자 진단과 치료비 1,150억 원, 재난지역 주민과 취약계층의 건강보험 경감조치 9,496억 원, 의료기관의 각종 재정지원 등이 건강보험 재정으로 투입되면서 건강보험재정은 2019년 2조8,243억이라는 재정적자에서 더욱 어려워졌다.

 

무엇보다 코로나 충격으로 2분기 경제성장률은 –3.3%로 하향되었고, 최악의 경제․고용위기로 기업과 가계는 더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화살은 보험재정을 국민에게만 전가하는 정부로 향하게 된다.

 

보험료율 인상과 정부의 책임
사실상, 매년 보험료율 인상으로 이렇게 진통을 겪는 이유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

현 정부는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높이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고, 건강보험료 수입 규모는 증가하고 있는데도 정부지원금 비중은 이명박정부(‘08~12년) 16.4%, 박근혜정부(‘13~16년) 15.3%, 문재인정부(‘17~20년) 13.4%로, 보장성 강화를 내건 현 정부시기가 오히려 이전 정부보다 국고지원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 올해 국고지원도 14.3% 내외로 지원될 전망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사회보험 방식의 건강보험 제도를 시행하는 네덜란드(55.0%), 프랑스(52.2%), 일본(38.8%), 벨기에(33.7%), 대만(22.9%) 등과 비교해도 우리 정부의 지원금 규모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르면, “정부는 국민이 부담한 건강보험료의 20%에 해당하는 국고를 지급해야 한다”라고도 명시되어 있다. 2022. 12 .31.까지 일몰제로 운영 된다는 한시법으로 되어있다.

 

건정심 가입자단체들은 2021년 건강보험료율 인상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전, 몇 차례의 성명을 발표하면서 정상적인 국고지원 이행과 일몰제 규정삭제를 촉구했지만 정부는 20%지원은커녕 15%지원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매년 반복되는 건강보험료 인상률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고, 안정적인 재정지원 정책을 수립하고자 지난 20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발의되었으나 자동 폐기되고, 21대 국회에서 ‘당해연도 보험료 수입의 14%를 지원하되, 실제수입액과 예상수입액과의 차이로 인한 차액은 차차년도에 계상하여 정산한다’는 기동민의원 발의법안이 진행 중이다.

금번 2021년 보험료율 결정 시에도 부대조건으로 ‘1)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2020년도 코로나19에 따른 건강보험료 경감액을 국고에서 지원토록 정부에 촉구한다. 2)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안정적인 국고지원 확보를 위해 2020년 내에 건강보험 국고지원 일몰제 규정 삭제 등 관련법 개정을 촉구한다’는 내용을 함께 의결했다.

 

안정적인 법안마련과 국고지원 필요해
안정적인 법안마련과 확대된 국고지원이 연내에 해결되지 않으면 보험료율에 대한 계속적인 진통은 피할 수가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는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사회보장체계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이른바 ’K방역‘의 힘을 우리는 보았다. 또한 우리나라 건강보험이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원리는 사회연대에 기초하여 재원을 조달하는 사회보험방식의 의료보장체계라는 점이다. 보험료 부담능력에 따라 보험료가 차등 징수되지만 보험급여는 균등하게 이루어지는 것으로, 국민 누구나가 차별 없이 같은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보장성을 늦춰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주장도 곳곳에서 제기된다. 그러나 경제가 어려울수록 더욱 고통받는 집단은 취약계층이며, 소득계층간의 의료 불평등을 개선하는 것,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하여 생기는 가계의 이중 부담을 줄이는 것 또한 보장성 강화의 목적이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유지와 건강한 건강보험제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사회연대성원리에 따른 적절한 보험료 부담이 필요하다는 것이 건정심 시민·소비자단체 대표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한국YWCA연합회의 입장이다. 건강보험료 부담은 국민의 아름다운 권리이자 의무이기도 하다.

 

앞으로 공적 의료 보장을 위해 공적의료 조달 장치인 국민건강보험재정 규모를 확충해야 하는 과제는 많다. 무엇보다도 국민이 납부한 건강보험료가 제대로 사용되는 것. 즉 의료공급제도의 비효율성을 제거하는 것이다. 보험급여의 세밀한 모니터링을 통해 합리적 의료이용지원 및 지출을 보다 더 엄격하게 관리하고 정부의 국민건강보험정책을 점검하여 지출관리의 효율성과 안정적인 재원조달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건강보험공단의 운영 재정비 노력, 투명한 소득파악과 의료보험료 징수 등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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