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대학․청년Y
‘코로나블루’는 COVID-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다. COVID-19가 잠시 주춤하는가 싶더니 다시 확산되면서 많은 청년들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느끼고 있다. 코로나블루는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YWCA 청년들은 코로나로 인한 우울감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출처 알바몬
애플워치 구매!
요즘 나는 눈물이 많아졌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무력감과 우울함이 계속되는 게 코로나 때문이라고 생각이 든건 ‘코로나블루’라는 신조어를 듣고 나서부터다. 단순한 우울감이 아니라 자신감이 결여되고, 모든 일을 하기 싫어졌다.
즐거운 미래를 그릴 수 없어 미래가 어둡고 깜깜한 기분이다. 매일 아침 확진자 수를 확인하게 되고 줄어들지 않는 숫자는 정신적 피곤함을 주는 듯하다. 더군다나 이번 여름은 갖가지 태풍으로 인해 온종일 습해서 우울감이 더 증폭됐던 것 같다. 우울감을 극복하고자 산책도 해보고, 책도 읽고, 그동안 보지 못했던 영화도 봤지만 마스크가 없는 평범한 일상이 오지 않는 이상 해결될 것 같지 않았다.
그래도 이렇게 살 수는 없다는 생각에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보는 중이다. 우선 애플워치를 샀다.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여행도 못가겠다, 나를 위한 선물로 큰맘 먹고 샀다. 애플워치에 여러 가지 기능이 있지만 ‘운동’ 기능을 모두 써보려고 노력 중이다. 활동 링을 매일 꽉 채우기 위해 애플워치가 알려주는 지정 시간에 호흡운동, 스트레칭, 달리기를 해본다. 가끔 여유로울 때는 자전거도 타곤 한다. 충동구매이긴 했지만 나름대로 만족하면서 ‘코로나블루’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잘 산 것 같다!
유튜버 데뷔 준비
평소에도 나는 ‘집순이’라서 밖을 잘 안 나갔다. 그런데 내가 원해서 나가지 ‘않’는 것과 코로나로 인해 나가지 ‘못’하는 것은 달랐다. 원래 내성적인 성격이라 사람들을 자주 만나지 않았는데 그나마 유일하게 사람들을 만나고 바깥활동을 하는 곳이 YWCA였다.
그런데 2020년은 코로나로 인해 YWCA 활동을 하지 못하니 혼자가 된 기분이 더 크게 들었다. 코로나에 걸리면 육체적인 고통이 크겠지만 ‘코로나블루’는 정신적인 고통을 주는 것 같다. 코로나는 우리가 조심하면 예방할 수 있지만 ‘코로나블루’는 예방할 틈도 없이 누구에게나 스며드는 것이라 더욱 무섭다.
코로나가 생기기 전에도 취업문제, 주거문제 등으로 힘들었던 청년들에게 코로나는 더욱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나는 코로나에 걸릴 것 같다는 두려움보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것, 취업 문턱이 더욱 높아진 것, 소득에 대한 걱정들이 더욱 무섭다.
나는 코로나 극복을 위해 유튜버에 데뷔해볼까 한다. 조금 민망한 계획이긴 하지만 유명해지고 싶기보다는 유튜브를 하게 되면 좀 더 부지런해지고 계획적으로 바뀔 것 같다. 그리고 사람들과 소통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시작해본다. 이런 일상의 변화가 ‘코로나블루’에서 나를 해방시켜주지 않을까?
‘위드(with) 코로나’
슬프게도 나는 코로나에 해탈했다. 언제 끝날지 기다리기만 하다보면 더 우울해질 것 같고 나는 이게 우리의 일상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다. 나는 ‘덕질’(어떤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여 그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거나 파고드는 일)을 시작했다. 아이돌 ‘덕질’도 한 번도 안 해본 내가 ‘펭수’ 캐릭터에 빠졌다.
처음에는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펭수를 자꾸 찾아보게 되고 보면 볼수록 너무 웃기고 행복해졌다. 당당하게 자기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내가 ‘덕질’을 하게 된 포인트다. 펭수 인형부터 이모티콘, 텀블러, 볼펜까지 마구 사면서 조금은 행복해진 것 같다.
두 번째는 내 방 인테리어를 했다. 예전에 방은 그냥 자는 곳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코로나로 인해 집에 눌러 붙어 있다 보니 인테리어와 관련된 새로운 취미가 생겨버렸다. 안 쓰는 물건과 옷을 버리고 구조도 다 바꿔보니 속이 후련했다. 누워서 넷플릭스 보기 편한 쿠션부터 침대용 테이블도 샀다. 그래서 한동안은 방에서만 머물고 싶어질 것 같다.
이런 변화들로 인한 마음의 위안이 오래가면 좋겠다.
줌(zoom)에서 만나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온라인 회의, 강의가 엄청 많아졌다. 아니 거의 대부분 온라인에서 이루어진다. 평생 쓸 일 없을 줄 알았던 노트북 카메라에 스티커를 떼기 시작했고 매일매일 카메라를 사용한다.
어색했던 화면 속 내 얼굴이 이제는 너무 익숙하다. 이제는 온라인 회의 프로그램인 줌(zoom)과 카카오톡 라이브,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익숙하고 재미있게 활용하고 있다. 조금만 심심하면 친한 친구들이 들어가 있는 단톡방에 라이브를 켜고 내 일상을 공유하면서 수다를 떤다.
줌은 강의용, 회의용뿐 아니라, 밥을 먹을 때도 사용된다. 친구들과 서로 얼굴 보고 밥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면, 각자 집에서 같은 식당에서 음식을 배달시켜서 먹으면서 수다를 떤다. 그러면 조금은 같은 공간에 있는 기분이 든다. 이미 변해버린 일상이라면 그것에 익숙해지고 재미있게 사용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현명한 것 같다.
동네 한 바퀴
코로나로 인해 변한 일상들이 슬프긴 하지만 인간관계에서는 오히려 가까운 사람들에게 안부를 묻고, 챙길 수 있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아무나 만날 수 없고, 멀리 갈 수 없기 때문에 신뢰 가는 사람만 만나고 안전한 공간에서만 만나게 된다. 그곳이 바로 동네다. 친구 집, 우리 집, 동네 산책코스를 자주 돌아보면서 동네를 꼼꼼하게 돌아볼 수 있게 됐다. 바쁘게 살 때는 10년 넘게 살던 우리 동네에 이런 길이 있었고, 이런 카페가 있었는지 몰랐다. 이참에 동네 곳곳을 다녀보려고 한다. 그동안 못 챙겼던 친구들도 만나고 근처에서 행복을 찾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