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교자 한국YWCA연합회 후원회 이사장
성탄이야기는 버리고 비우며 낮아진 사랑이야기입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창조주를 떠나 죽음의 길에서 방황하는 인간들에게 쏟으셔야 할 분노와 심판의 징벌을 버리시고, 죄인들을 살려내기 위해 그 아들을 버리신 이야기입니다. 버리고 비우고 낮아진 성탄이야기의 뿌리는 하나님의 지극한 사랑입니다.
인류를 위한 하나님의 사랑의 선물이 되기 위하여 예수는 하늘 보좌를 버렸습니다. 낮아지고 낮아진 사람으로, 인류를 살리는 생명의 선물, 십자가에서 대속제물로 죽으시기 위하여 가장 작은 갓난 아이로 세상에 오셨습니다.
마리아는 약혼자 요셉과 꿈꾸던 결혼의 기쁨도, 그의 아이를 잉태하고픈 계획도, 정결하고 정숙한 처녀라는 칭찬과 인정받음도 모두 버렸습니다. 요셉에게 버림받고 돌에 맞아 죽을 수 있는 위험과 두려움까지 감수해야 할 만큼 낮아졌습니다. 요셉은 꿈꾸며 기다렸던 행복한 결혼과 신혼의 꿈을 버렸습니다. 가장 아름답고 정결하며 순결하다고 믿었던 약혼녀를 신뢰하려고 몸부림치며, 의롭고 경건한 자로 인정 받음과 함께 자기를 닮은 아들을 품에 안고 싶은 아빠의 로망도 모두 버렸습니다. 하늘의 영광보좌 버리시고 이 땅의 초라한 마구간에서 태어나신 하나님의 아들은 냄새나는 짐승의 밥그릇, 구유에 이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누우셨습니다. 보잘 것 없던 짐승들의 마굿간이 평화의 왕으로 오신 아기예수의 탄생처가 된 것은 짐승들도 저들의 처소와 밥그릇을 버리고 비웠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성탄의 신비요, 은혜이며 오직 ‘비우고 버리고 낮아짐’으로만 가능해지는 구원역사의 비밀이며 하늘은총의 본질입니다. 하나님의 사랑 때문에 시작된 비우고, 버리며 낮아진 성탄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아기예수의 오심을 감사하며 기뻐하는 모든 하늘백성들, 100년 전 이 땅에 Y를 세우신 선배들의 이야기이며 이어져야 할 우리들 이야기, 곧 기독교의 역사입니다.
호적하려 밀려드는 인파에 즐거운 비명 지르며 분주해진 여관들, 북적대며 떠들썩했던 베들레헴 사람들은 눈앞의 이익을 챙기는 데 분주하여 해산을 앞둔 절박한 여인에게 어떤 관심도, 배려도, 도움도 베풀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 예수의 탄생을 놓친 가장 애석한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비워지고 낮아진 모습으로 오신 아기예수를 놓친 자들은 결국 예수를 십자가에 죽인 자들이 되었음을 기억하며 교훈으로 받게 됩니다.
자신만으로 채워져서 자기 유익만을 위한 생각, 판단, 지식만을 고집하고 교만해진다면 하나님역사의 방해꾼이 될 수 있다는 엄숙한 교훈을 받습니다. 언제나 하나님의 역사는 자신을 비운 자를 통해서만 시작되고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내가 낮아지고 비워지며 버려지는 만큼 예수께서 내 안에서 높임을 받으시며 나를 예수로 채우시는 것이 은혜의 비밀입니다.
100살 생일잔치를 준비하는 Y가 잘 치워지고 비워진 마구간과 구유 같아져서 절박한 출산을 위해 마리아가 누울 수 있는 마구간, 탄생하신 아기 예수가 누우실 수 있는 구유가 되어드릴 수 있다면 얼마나 복될까? 한 해를 살면서 버리지 못하고 비우지 못한 ‘나’ 때문에 안타까움과 부끄러움으로 얼굴 들 수 없지만, 그래도 간절히 바라는 기도, “비우고 버리고 낮아지는 성탄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는 은혜를 주시옵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