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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 정부부처 공공 홍보물 중 성차별 표현 760건 발견”

공공 홍보물 차별표현 실태 모니터링

 

한국YWCA연합회는 지난 3월 국가인권위원회 사업을 위탁받아 18개 정부부처 공공 홍보물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시작했다. 본 모니터링 사업은 18개 중앙행정기관의 공식 홈페이지, 공식 블로그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하여 공공 홍보물 관련 규정 개선 및 이해관계자의 인권감수성 증진 방안 등의 제도 개선 과제를 도출하고자 하였다. 보다 더 분명하게는 본 연구는 정부 부처 공공 홍보물에 드러난 성차별적 표현(텍스트, 이미지 포함)을 포착하고 부처별 성차별 표현의 빈도와 유형, 성차별 표현 항목별 빈도와 유형, 각 항목별 사례와 부처별 경향성을 분석하여 이를 바탕으로 정책 제언을 제시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원활한 모니터링 사업 진행을 위해 별도의 모니터링 연구진을 구성하였고, 김은경 책임연구원, 남유진 연구원, 강희영 연구보조원, 이은아 연구보조원, 이한빛 간사로 구성된 모니터링 연구진은 4개월간 모니터링 및 분석을 통해 성차별 표현 실태 및 정책 제안을 도출하였다. 그 결과 18개 정부 부처 홈페이지에 게시되어 있는 공공 홍보물에서 760건의 성차별 표현 사례를 발견하게 되었고, 부처별·사례별로 분석 결과를 도출하였다.

 

바뀌고 있는 현실 속에서 바뀌지 않는 현실

 

우리 사회는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여성가족부, 8개 부처 여성정책담당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광역 단위 여성정책연구기관, 국회 내 상설위원회인 여성가족위원회, 성평등 관련 법률 제·개정 등 법·제도를 지속적으로 개혁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개혁이 실제적인 변화를 도출해내었는가에 대해서는 확인이 필요했다. 우리나라는 2021년 유리천장 지수에서 OECD 국가 중 9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여성에게 가해지는 저항과 백래시(Backlash)가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부기관이 미온적 대처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성차별적 관행이나 인권 침해적 요소가 있었는지를 면밀히 검토하여 법적 조치를 포함한 엄중한 대응을 하여야 할 책임이 있다고 보고, 정부 기관 모니터링을 통해 자체적인 검토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파악하고자 했다. 여전히 우리의 현실은 일상이 되어버린 차별적 상황 앞에 침묵하고 차별적 표현을 반복, 강화, 재생산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문제가 되었던 서울시청 홈페이지의 임신정보 사례는 공무원 조직의 낮은 성인지감수성 수준과 우리 사회가 여성에게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성역할 고정관념(Gender role stereotype)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었다.

 

출처 : 서울시 임신, 출산 정보센터

항목별 성차별 표현 사례수  /  부처별 성차별 표현 사례 비율

공공 홍보물 모니터링, 이렇게 진행했다

 

우선 고용노동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 국방부,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농림축산식품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여성가족부, 외교부, 중소벤처기업부, 통일부, 해양수산부, 행정안전부, 환경부 등 18개 정부 부처의 공식 홈페이지, 필요 시 공식 운영 블로그 등으로 확대하여 게시물과 노출 이미지를 대상으로 성차별 표현을 살펴보았다. 성차별 표현은 여성가족부의 성별영향평가 11개 항목을 기초로, 연구진이 2개 항목을 추가하여 총 13개 항목에 따라 확인하였다.

 

그 다음으로 공공기관 성차별 표현 실태에 대한 모니터링이 어떻게 이루어져왔는지 국내외 사례를 파악하였다. 국내 사례로는 여성가족부, 서울시, 경기도, 서울YWCA, 한국여성민우회 등이 실시한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흐름을 살펴보았고, 국외 사례로는 유네스코(UNESCO)의 ‘미디어에 대한 성인지적 지표(gender-sensitive indicators for media: Framework of indicators to gauge gender sensitivity in media operations and content)’, 유엔(UN)의 ‘모든 성별을 포함하는 언어(Gender-inclusive language)’, 유럽의회(EP) 의‘젠더 중립적 언어(Gender-Neutral Language)’,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성별 균형적 표현을 위한 묘사 지침(Portrayal Guidelines for Gender Balance Representation)’ 등을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평등하고 안전한 사회로의 진입이 결코 한 순간 저절로 이루어질 수 없으며,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성고정관념과 편견, 전통적인 성역할이 관련 법률의 제·개정, 정책과 제도의 변화, 교육과 학습 등 의도적인 노력을 통해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서 성차별표현 모니터링 데이터를 수합하여 분석을 실시하였다. 우선적으로 18개 부처별 사례 수, 성차별 표현 항목별 사례 수, 부처별로 드러난 성차별 표현 항목별 사례 수 등의 항목으로 분석하였고, 사례별 분석을 통하여 부처별 성차별 표현의 경향을 분석하였다. 분석 이후에는 모니터링 결과에 대한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포커스그룹 인터뷰에는 관련 전문가 총 4인이 참석하여 각 부처의 성차별 표현에 대한 의견과 도출된 분석결과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였다. 마지막으로 모든 연구 결과를 종합하여, 연구의 논의 및 결론과 이를 바탕으로 한 정책 제언을 도출하였다. 정책 제언은 모니터링 연구원 회의에서의 논의되었던 내용을 기반으로, 모니터링 국내외 사례의 시사점, 모니터링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통한 개선점들을 종합하여 도출하였다.

 

반복, 강화, 재생산되고 있는 성차별 표현

 

성차별 표현은 공공 홍보물 이미지 속의 여성과 남성의 성비, 발화나 등장에 대한 비율, 대표적 존재로서의 성별 차이 등과 같은 가시적인 영역과 이미지와 텍스트 표현에 내재된 편향성을 살펴보기 위한 비가시적 영역 등을 포함하여 살펴보았다. 즉 기준성, 대표성에 대한 문제 제기와 구시대적 관점이 내포된 관습적 표현 등을 포괄적으로 모니터링 하였다. 다만, 정책·행정·법률 용어로서 아직 변화하지 않은 용어에 대해서는 맥락과 상황을 고려하여 판단하였다.

 

모니터링은 여성가족부의 성별영향분석평가를 기반으로 13개 성차별적 표현에 대한 항목을 도출하여 성역할 고정관념 및 편견, 성차별적 표현·비하·외모지상주의, 폭력에 대한 왜곡된 시각, 가족에 대한 고정관념·편견, 성별 대표 성 불균형 등, 성차별적 귀책 표현, 구시대적 표현 등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18개 정부 부처에서 총 760건의 표현을 발견하였다. 18개 부처의 성차별 표현 사례수와 비율을 살펴보면, 전체 총 760건 중 중소벤처기업부 107건(14.1%), 법무부 62건(8.2%), 통일부 56건(7.4%), 국토교통부 53건(7.0%), 보건복지부 52건(6.8%), 환경부 47건(6.2%), 행정안전부 46건(6.1%), 고용노동부 45건(5.9%), 교육부 44건(5.8%), 농림축산식품부 41건(5.4%), 문화체육관광부 38건(5.0%), 외교부 34건(4.5%), 해양수산부 34건(4.5%), 기획재정부 32건 (4.2%),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5건(3.3%), 산업통상자원부 24건(3.2%), 국방부 10건(1.3%), 여성가족부 10건(1.3%)을 각각 차지하였다.

 

가장 많이 발견된 항목은 ‘특정 성별, 연령에 치우치거나 배제, 표준·기준으로서의 특정 성별에 대한 강조’로 전체 사례 중 34.5%에 해당하는 262건이 확인되었다. 이어 ‘성역할 고정관념 강화’ 항목이 그 뒤를 이었는데, 총 154건으로 20.3%를 차지했다. ‘가족 이미지를 특정 유형으로 한정’하는 사례도 108건(14.2%)으로 세 번째로 많이 발견되었다. 가장 적게 발견된 성차별 표현 항목은 ‘부부·연인·친구 가까운 사이 폭력을 사소한 개인 간 문제로 가정(1건, 0.1%)’하는 항목과 ‘범죄의 원인을 피해자에게 돌림(2건, 0.3%)’ 항목으로 나타났다.

 

지금 필요한 제도적인 변화

 

한국YWCA연합회는 모니터링 결과를 통해, 국가기관의 홍보물 개선의 필요성을 알리고자 하였다. 다만 이 개선이 사후적 조치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전적으로 제작 단계에서부터 성차별적이지 않은 텍스트 및 이미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여 설명하였다. 이를 위하여 ‘공공홍보를 위한 성평등 이미지 제공’, ‘공공홍보 가이드라인 개발과 사전 컨설팅’, ‘성고정관념 없는 공공 소통을 위한 협약’, ‘공공홍보 담당 공무원 대상 교육· 훈련’을 방안으로 제시하였다. 이는 각각 북유럽국가 ‘이미지 뱅크’, 경기도 ‘도정 홍보물 제작 가이드’ 및 프랑스 여남 평등최고회의(HCE) ‘성고정관념 없는 공공소통을 위한 10가지 권고사항’, 프랑스 여남평등최고회의(HCE) ‘성차별적 고정관념 없는 정부·공공기관 미디어 홍보 가이드’, 「양성평등기본법」 제18조를 바탕으로 하였다.

 

성평등한 문화를 확산하는 한국YWCA

 

모니터링 사업이 끝난 후 국가인권위원회의 보도자료가 배포되자 사회에서 즉각적으로 많은 반응을 보였다. 여러 언론사의 기사와 정부 부처의 문의가 있었고, 관련한 교육 문의도 이어졌다.

 

모니터링은 한국YWCA가 지역에서부터 지속해오던 운동으로,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사용되는 성차별 표현을 근절하기 위한 YWCA의 노력이다. 앞으로도 한국 YWCA는 모니터링 운동을 통해 정부기관을 점검하고 시민 사회 안에서 성평등 문화를 확산해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생명의 바람, 세상을 살리는 여성’이라는 주제처럼 사회의 고정관념을 부수고 여성들이 더 자유로울 수 있도록 생명의 바람을 불어넣는 한국YWCA 운동을 앞으로도 기대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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